▲ 김길수 위원

6월도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다. 거리를 걷다보면 오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행동에서 여름 특유의 생동감과 발랄함이 느껴진다. 여름이 갖는 원기 왕성함이라고 하면 어떨까? 사람도 그렇지만, 따가운 햇볕이며, 신록을 거쳐 청청한 녹음(綠陰)으로 변해가는 세상이 더욱 그런 걸 실감나게 하고 있다.
거기다 요즘 들어 거리엔 온통 태극기 물결이다. 거리뿐만 아니라 공원에서도, 강변에서도 휘날리는 태극기를 볼 수 있다. 광복 70년을 맞아 추진하고 있는 70일간 태극기 달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결과다.
70일간, 그러니까 지난 7일 부터 오는 8월 15일까지 태극기를 달자는 운동이다. 밤과 낮을 구분할 필요도 없고, 그냥 달아두기만 해도 된다고 한다. 국기게양재도가 지난 1997년 바뀐 이후, 밤이라고 해서 내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태풍이나 폭풍우 등으로 태극기가 훼손될 우려가 있을 경우야 당연히 내려야 하겠지만.
이번 운동을 계획하고 추진하고 있는 부산광역시에서는, 이 일을 ‘태극기 달기 범 시민운동’으로 전개하여, 광복 70주년 경축분위기를 조성하고, 조국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숭고한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계승 ‧ 발전시킴은 물론, 시민들의 역량도 한군데로 모아 보자는 취지라고 한다. 이에 시민 모두가, 아니 전 국민이 이러한 취지에 동참하여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분들의 애국정신을 되새겨 본다는 의미에서 가정에서도 태극기 달기 운동에 적극 참여함이 어떨까 싶다.
광복된 지 70년! 현재를 살아가는 거의 대부분의 시민, 아니 국민들이야 실제로 일제치하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고 역사속의 이야기로 듣고 배워왔다. 그래서 나라 잃은 설움과 고통을 체험하지 못한 탓에, 피지배국민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제대로 모른다. 그리고 그러한 설움과 고통을 아득히 지난 과거의 일로 치부하며 무관심하게 살아가는 게 우리들의 일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시에 직접 광복운동에 참여하셨던, 많은 세월이 흘러 이제는 몇몇 분에 불과하지만, 생존 애국지사님들이 아직도 당시를 생생히 증언하고 계신다. 그러므로 일제치하나 광복이 결코 어제의 일도 아니고 아득한 역사속의 일도 아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지금도 일본은 위안부 문제해결을 회피하려고만 하고 있고,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질 않나, 각 급 학교의 역사교과서를 왜곡하면서까지 자기네들의 침략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기도를 멈추지 않고 있지 않은가.
거기다 옛 군국주의의 부활을 위한 노림수인지, 2차 대전 후 만들어진 평화헌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우리를 비롯한 주변국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건 일본이 아직도 우리를 얕보거나 안하무인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말로는 주변국들과 친선을 도모하고 가까운 이웃으로 나아가겠다고 한다. 하지만 실상은 주위에서 뭐라고 하든, 오로지 자기네 길로만 가겠다는 수작이다.
이런 일들의 하나하나를 생각하면 광복 후 70년이 흘러오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올곧은 민족정기를 제대로 세우지 못한 것도 아쉬운 일이고, 지금까지 남북으로 갈라져 통일의 실마리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음도, 조국광복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님들께 송구하고 죄스러운 마음이다. 다 같이 광복 70주년의 의의를 다시 한 번 곰곰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일이다.
태극기달기운동에 적극 동참하자. 태극기는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상징한다 할 수 있겠다. 따라서 각 가정에서도 태극기를 달기 운동에 적극 참여하자. 이는 자라나는 자녀들에게도 나라사랑정신을 길러주는 훌륭한 교육소재가 되지 않겠는가!

글 / 김길수 부울경뉴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