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향연(饗宴)

                                                                                                          강부호 시인

청명(淸明)
달아오른 봄의 절기

▲ 강부호 시인

겨우 내 숨겨논 생명들
잠들었던 숨소리
한아름 나무 가지에도
망게 능쿨에도
때를 기다린, 기지게 켜는 소리

수줍음 치고나온 파릇파릇 새눈 향해
벌써 산허리 야지 뜰엔
만들레 하연 꽃
땅바닥에 바짝 엎더린체
인고의 세월마저 잊고선 그대들 반기고 있네

봄철 씨받이 동백꽃은
거부했던 겨울의 한을 이미 씻으내며
봄바람에 하얀비단 옷자락 날리는 벚꽃은
행여 못다한 아쉬움 마저
바람결에 실어보낸다

때맞춰 꽃잎에 뿌려진 작은 빗물
목말라 기다리던 새싹들이
환희의 생동을 일어키니
한식(寒食)을 맞이하는 아름다운
우주의 유영에 개자추도 성큼 일어나리

* 위 시인의 글은 본지의 취지와 다를 수 있습니다.
글 / 강부호 시인
아호 甫門 부산사람
한국문협회원
새부산시인협회회원
보문서원 원장
부울경뉴스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