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길수 논설위원

광복 70년 만에야 국내 처음으로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개관된다고 한다. 오는 10일 세계 인권선원일에 맞춰, 위치는 부산 남구 대연동 당곡공원이다.
동 역사관은 "부산광역시와 국무총리소속 ‘대일 항쟁기(抗爭期)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국비 431억, 시비 91억 등 총 사업비 522억 원을 들여 지난 2010년 착공하여 지난 5월에 준공되었다"고 한다.
7만 5천여평방미터의 부지에, 연면적 1만 2천여평방미터에 달하는 지상 7층 규모의 이 건물에는 3개의 전시실, 서고, 멀티미디어실, 도서실, 연구실, 추모의 공간 등이 배치되었고, 또 위치도 주위의 유엔기념공원, 유엔평화기념관, 평화공원, 부산박물관등과 인접하여 복합적인 교육공간으로서나 접근성도 아주 편리한 곳이라 할 수 있겠다.
건립목적은 "일제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을 위한 추모공간이자, 기념시설, 대일 항쟁기에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된 우리 국민들의 고통을 되새길 수 있도록 보여주고, 그 진상규명과 성찰을 통해 성숙한 역사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개관일도 세계인권선언일에 맞춘 것은 우리국민들의 인권을 무참하게 짓밟은 일제강제동원의 잔혹한 역사를 만방에 알리겠다는 목적이 포함된 것이라 하겠다. 이는 아직까지도 일본정부의 진정어린 사과도 법적 배상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임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는 의미도 내포된 것이다.
거기다 전국 유일하게 부산에서 개관된 점도 특기할만한 이유를 내세울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은 부산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으로 조국을 떠난 출발지가 바로 부산이고, 또 광복이후, 태평양전선에서, 일본군위안소에서, 지옥 같은 하시마섬 탄광에서 악착같이 살아남아 돌아오던 순간, 가장 먼저 밟은 조국 땅이, 바로 부산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해방귀국선이 가장 먼저 닿은 곳이 바로 부산이니, 부산이란 지역의 상징성이 나 연관성이 얼마나 큰 것이겠는가!
전시실에는 "일제강제동원의 시작 및 실체, 광복과 귀환, 끝나지 않은 일제강제동원, 기억의 터널 등 7개의 주제별로 1931년 이후 강제동원에 관련된 각종 기획물과 유품, 기증품 등182건, 354점이 전시되고 있다"고 한다.
또 강제동원과정, 조선인 노무자 숙소, 탄광, 중 서부 태평양전선, 일본국 위안소 등 당시 고통의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일본군 위안소의 벽면에는 생존 최고령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득(97‧경남통영)할머니의 인터뷰영상을 비롯해 강제동원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넋을 기리고 결코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은 ‘진혼의 다리’도 설치돼 있다니 누구나 들러보아야 할 곳이라 여겨진다.
앞으로 이 강제동원 역사관이, 아직도 인정도 사과도 하지 않고 있는 일본정부의 태도변화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금 뒤늦은 개관이란 생각도 많이 든다. 광복 반세기도 아닌, 광복 70년에야 비로소 이런 역사관이 문을 연다고 하니 만시지탄의 감이 들기 때문이다.
현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가까운 근 현대의 굴곡진 역사를 배우고 되돌아볼 수 있는 새로운 교육현장이 되고, 자라나는 후세들에게도 나라 잃은 고통과 아픔의 역사를 올바르게 알릴 수 있는 역사체험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되었으면 한다.
전 국민이 나라사랑을 배울 수 있는 현장이 됨은 물론, 알찬 운영과 내실 있는 프로그램 진행으로 우리고장의 또 다른 역사교육의 장으로 우뚝 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김길수 부울경뉴스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