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대 / 기장광복운동기념사업회장 / 부산시의원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바탕으로 산과 바다를 향유하며 농업과 어업을 중심으로 삶을 영위해 오면서, 검소하고 강인한 생활습관은 기장인의 기질이자 성품으로 갖추어져 왔습니다. 올해로 광복 68년이 지난 지금, 세계가 기적이라고 할 만큼 괄목한 발전과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낸 바탕이기도 합니다. 특히, 빼앗긴 나라의 독립을 위해 결코 멈추지 않았던 항일 독립운동과 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우리 민족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이 없었다면 결코 오늘날의 우리를 기대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에겐 8.15 광복절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민족에겐 미래가 없듯이 지역의 뿌리를 간과한다면 지역의 미래도 당연히 없는 법입니다. 나 스스로도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더욱 가슴 절절히 애착을 가지는, 아니 숙명으로 여기는 박세용, 박세현열사가 바로 14대째 기장을 터전으로 살아온 내겐 당숙이 되는 집안 어른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광복회와 명정의숙(기장초등학교 전신)을 주도했던 박세현 당숙은 22세에, 그리고 항일운동으로 적지인 일본에서 29세의 꽃다운 나이에 옥살이로 유명을 달리하신 박세용 당숙의 후손으로서 책임감과, 지역민을 대표하는 시의원으로서, 나아가 기장광복운동 기념사업회장으로서 사명감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고, 더욱 무겁기만 합니다.

많은 항일 운동가들을 배출한, 어떤 곳보다 지역애와 민족성이 강한 기장의 후손으로서 그분들을 기억하고 기록하며 헛되지 않은 지역의 일꾼으로 성장하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광복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2008년, 기장 항일운동 기념탑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각고의 노력으로 4년만에 준공을 하게 되었고 준공후 제막식을 시작으로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기장광복운동기념사업회를 구성하여 선열들이 목숨바쳐 지켜온 3.1정신을 기념해오고 있습니다. 더구나 부족한 제가 항일열사의 유족 이라는 이유로 추대되어 항일 기념탑건립 추진위원장과 기장광복 운동기념사업회장직을 맡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항일운동기념탑의 준공제막식이 있기까지, 구구한 억측과 여러가지 오해와 말들이 많았습니다만 언제나 투명하고 깨끗한 공개진행으로 추진위원님들과 군민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4년여 동안 50여차례 회의 끝에 완공하여 기장의 새로운 뿌리를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8.15 광복절을 즈음하여 항일기념탑 완공 3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새로운 역사의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반목과 투쟁보다 화합과 소통으로서, 우리 선열들의 고귀한 목숨으로 우리고장과 조국을 지켜낸 희생정신을 기리고 후손들에게 나라사랑과 참 교훈을 심어주는 역사의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광복을 위한 독립만세소리가 퍼져나갔던 기장향교, 기장읍성, 기장시장이 살아 있고, 동부산권의 중심인 기장은 이제 21세기 미래부산의 희망의 빛으로 피어오르는, 새로운 광복을 준비하는 출발점으로서 기장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 손에 손잡고 해묵은 감정일랑 모두 털어내고, 화합과 소통으로 행복하고 살기좋은 기장건설을 위해 한걸음 또 한걸음 힘차게 나아갑시다.

글/박인대

- 부산시의원(기장읍)

- 기장광복운동기념사업회장

* 외부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취지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