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박 미 정

길은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나
만들어진 길을 갈 때는
꼭 그 길을 따라가야 한다

그냥 길을 가고 싶을 때
세상을 빗나가는 길만 아니면
시간까지 주어진다면
꼭 그 길을 가보라

길은
늘 열려 있어
누군가가 걷고 싶어 한다면
길을 보여 준다
길을 보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마치
시인이 시를 찾아 헤매면
시가 보이는 것처럼
길도 그렇다

❚ 작가 노트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길
또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간다.
살아가는 동안 늘 함께 있는 것이 길이다.
그래서 인생을 ‘길을 가는 것’에 비유하기도 한다.
인생이라는 길을 가는 동안에 상처와 후회가 있기도 하지만
그것들을 통하여 인생은 더욱 풍부해지고 의식은 성장한다.

다시 새해이다.
A great secret success is to go through life as a man who never gets used up.
앨버트 슈바이처(Albert Schweitzer)의 말이다. 이 말이 의미하는 것처럼 새해에도 결코 지치지 않는 인간(man)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또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간절한 소망을 담고 묵묵히 걸어가자. 이때 길은 스스로 열리고 인생(life)이라는 그 본연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줄 것이다.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는가.

시인이 시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간절한 마음으로 한 편의 시를 쓰고 나면
시가 스스로 다음 시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인생이라는 길도 그렇다.
한 굽이 한 고비 돌고 넘을 때마다
삶은 더욱 풍부해지고 생각은 더 큰 완성으로 향한다.

❚ 박미정 시인은 …

▲ 박미정 시인

시인‧수필가‧소설가‧평론가이다. 시집으로『소년의 휘파람』외 8권, 수필집『해무를 벗기다』, 평론집『은유의 인문학』, 저서『한국 현대 해양시 연구』등 다수가 있다. 2007년 <여성문학상> 대상, 2011년 <부산문학상> 대상, 2014년 <한국해양문학상> 최우수상, 2021년 <부산시인협회상> 본상 등을 수상하였다.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국내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 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