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용법
                                 오 은 환

엉뚱한 하루가 결코 열리지 않기를
행성에서 쏟아지는 빛이
영혼을 지배하리니 가슴으로 평온을 빌 것

일출과 일몰 사이를 잇는
긴장의 끈을 팽팽히 묶어주는 일 잊지 말 것

빛의 존재를 따라 목숨을 거는
그림자를 지극히 사랑할 것

시간을 따라 책임을 뜻하는 무게이거나
느림에 기대여 느림에 안주하는 이유를 미안해할 것

화산 폭발 흔적을 고스란히 남기는 논리
불붙은 영혼에 의미를 두지 말 것

빛이 하늘을 불태워 노을이 지면
가슴을 따뜻이 데워주는 붉은 바닷바람을 맛볼 것

침몰하는 하루해를 바라보는 짧은 순간
가까이 있거나 멀리 있는 그리움
하루를 수놓은 매듭 느슨하게 풀어 그냥 놓아줄 것

새벽 운무를 깨우는 범종이 울리면
성당에서 삼종이 울리면 멈추어 감사드릴 것

▶작가 노트

하루를 어떻게 살아갈까, 어떻게 살아내야 하나를 걱정하는 날들이 어느새 일 년이라는 세월을 거침없이 만들었다. 곧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 새해가 오면 또다시 어떻게 사는 일이 바르게, 평온하게 사는 길일까, 끝없이 생각의 길은 가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혼란스러운 걱정보다는 평화로움에 희망을 두며 사는 것이 답이 아닌가 싶다.

▶오은환 시인은 …

▲ 오은환 시인

오은환은 동시인, 시인, 수필가이다. 한국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사)부산시인협회, 부산여류시인협회, 횡성문인협회 회원이며 부산중구문인협회 부회장, 부산영호남문인협회 부회장이다. 월간 《문학도시》 편집위원 겸 운영위원, 《부산시인》 편집위원, 《영호남문학》 편집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시집 : 『쉿! 아무도 모르는 비밀』
∙시집 : 『꽃잎을 숨기고』, 『보이지 않는 열쇠』, 『어디쯤에서 뛰어내렸을까』, 『불후의 설렘』, 『사랑+24시간+=너』를 출간했다.

문학상은 부산문학상 우수상, 광주영호남문학상 동시대상, 영호남문학 작품상을 수상하였으며, 여러 단체에서 봉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장, 국무총리표창장. 여성가족부장관상, 자랑스런 중구민상, 부산시장표창장 3회, 부산지방보훈청장상, 육군참모총장상 등 다수를 수상하였다.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국내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 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