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이 되어

                                 고 순 옥 
 

해거름에 젖은 투명한 고요
쉴 새 없이 달음치는 강물은
섬세하고 내밀한 손짓으로
물오른 볼 금빛 향연을 모은다

이슬보다 깨끗한 숲향과 함께
놀멍쉬멍 잠옥질 하는 철새들
넋 놓고 바라본 어스름 노을이
스밀 듯 밀려와 눈 앞을 가린다

가녀린 가슴으로 졸고 있는 강아지풀
제철 모르고 일찍 눈 뜬 코스모스
물방울 맺힌 쇠뜨기의 재롱까지
늪의 풍경은 숨구멍을 깨운다

∥작가 노트

우포늪은 경상남도 창녕군 이방면과 대합면 등에서 낙동강으로 유입되던 소하천의 폭이 좁아지면서 국내 최대규모의 자연내륙습지로, 면적은 약 230만㎡(70만 평)이라고 한다. 빙하기로부터 생성된 덕분에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등 많은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며, 자연생태계 특별보호구역이다. 가시연꽃을 비롯한 식물류 480여 종, 조류 62종, 어류 28종, 수서곤충류 55종, 포유류 12종, 파충류 7종, 패류 5종,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연간 방문객 수는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2020년 80만 1,183명, 2021년 59만 9,776명을 기록하였다. 원래 습지는 쓸모없는 땅이라는 인식이 강해 우리나라의 많은 내륙습지가 제방 건설과 농경지를 위한 매립 등으로 상당수 사라지거나 면적이 줄어든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포늪은 그 모습이 잘 보전되어 있는 편이다.

우포늪의 생태관광 시설로는 우포늪 생태관, 우포생태교육원, 우포자연학습원, 전망대, 조류관찰대, 기념품 판매소, 국가습지센터, 우포늪 둘레길, 따오기복원센터, 수생식물단지 등이 있다.

해거름에 바라보는 우포늪의 광경은 어찌 보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해거름에 젖은 투명한 고요/ 쉴 새 없이 달음치는 강물은/ 섬세하고 내밀한 손짓으로/ 물오른 볼 금빛 향연을 모은다”

∥고순옥 시인은…

▲ 고순옥 시인

충청남도 천안에서 출생하여 2018년 《영호남문학》 시부문 신인상으로 등단.
2019년 《시조문학》 시조 등단.
현재, 부산광역시문인협회 사무차장, 새부산시인협회 회원,
부산불교문인협회 회원, 청옥문학협회 회원, 부산진구문화예술인협의회 회원
2019년 계간 《부산시단》 작가상,
2020년 김어수문학상 우수상, 《영호남문학》 작품상
2021년 부산진구문화예술인협의회 《성지곡의 햇살》 작가상, 《시조문학》 작가상
2022년 부산불교문인협회 《실상문학》 작가상, 부산진구청 『부산진문예』 작가상
시집 『글바랑』, 『숟가락 장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