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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자작추천시> 강자옥, 말해 주지 그랬니
김영미안  |  anteaj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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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5.31  09: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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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 주지 그랬니

                                  강 자 옥

   
 

철 지나 문을 닫은 해수욕장
흰 가루약을 풀어놓은 것 같은
무수한 미세 먼지의 분말들
햇볕을 타고 나풀거리며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모래사장을 누비며 애써 행복해지려
자유롭게 돌아다녔고
해가 서쪽 하늘 물들 때쯤
손가락으로 너의 얼굴 그려보았다

너와 따뜻했던 그날들
해변 끄트머리 방갈로를 다시 찾아
한동안 바다를 지켜보고 있었다
목마른 갈증이 출렁이는 만큼
그리움으로 너를 기다렸지만
너의 약속은
먼지 위에 쓴 글씨처럼
순식간에 날아가고
몸과 마음은 기다림에 소진되었고

너와 함께한 추억의 자물쇠 풀어놓고
이젠 물음표도 느낌표도 갖지 말자고
마침표를 찍었다

❚ 작가 노트

그리움은 언제나 가슴속에 남아있었다. 누구나 가슴 한편에 그리움의 편린 한 조각쯤 껴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바삐 살다 보면 잊어버리기 마련인 감정이 그리움이다. 지나가 버린 일과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이리라. 과거는 잊히기 쉽지만 미화되어 아름답게 기억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리움을 잊는 일은 아름다움에 무뎌지는 과정과 닮아있다.

내 안에 문신처럼 잠복해 있는 그리움은 수많은 생각들을 붙잡고 ‘너와 따뜻했던 그날들/ 해변 끄트머리 방갈로를 다시 찾아/ 한동안 바다를 지켜보고 있었다’

무언가를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문득 그리움이 사무치게 솟구치는 경험을 한 사람들이 더러 있을 터이다. 그리움이란, 이처럼 정적인 마음이나 주변 분위기에서 약간의 시간을 할애하여, 어떤 대상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을 때 생겨나기 쉬운 심리 상태라 할 수 있다.

나의 시에서 화자는 ‘추억의 자물쇠 풀어놓고/ 이젠 물음표도 느낌표도 갖지 말자고/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영원히 지울 수 없는 마음은 ‘그리움’이다.

❚ 강자옥 시인은…

   
▲ 강자옥 시인

 









 

강자옥 시인은 경남 합천에서 출생하여 부산에서 성장하였고,
2019년 부산광역시문인협회에서 간행하는 월간 《문학도시》 시부문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에 등단하였다.
강 시인은 부산문단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 문단활동과 봉사활동 등으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부산진구문화예술인협의회 이사 · (사)한국바다문학회 이사 · 부산광역시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부산진문예』 ‘성지곡의 햇살’ 우수작품상, (사)한국바다문학회 공로상,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청장 ‘문화예술특별공로상’, 부산광역시문인협회 공로상 등을 수상하였고, 개인시집 『수신되지 않는 너』를 상재하였다.

現) 예미안피부과 부원장 재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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