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되지 않는 너 · 2

                                 강 자 옥

잊혀진 걸까요
지붕에 내린 별빛
스산히 훑어봅니다
오 사 삼 이 일
열 시면 울리던 전화벨은 묵음이 되고
핸드폰 꽁무니에 새겨진 반딧불이는
연유도 모른 채 반짝입니다
접선 모르는 기다림

정류장 한쪽 벤치에는 낙엽이 가득한데
손에 들린 은행잎 몇 장 들었다 놓았습니다
기다림은 그런 거라며
익숙한 가을을 몇 장 사진에 담아 놓고
보내지 못해 마음에 저장한 늦은 저녁
그림자에 이끌린 이별이 수북합니다
문자 몇 개 사진 몇 장이
주인을 찾지 못해 남겨진 것처럼
저장공간이 가득 찼습니다

❚ 작가 노트

사람마다 그리운 향기가 있다.
아름다운 꽃향기가 있는가 하면 그립고 보고픈 사람의 향기도 있는 법이다.
사람에게서 나는 향기는 향수처럼 자신이 맡을 수는 없고 다른 사람만이 맡을 수 있다.
모든 향기의 진원지는 사람이나 물체의 품격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간관계는 너와 나를 이어주는 소통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화할 때 말이나 생각을 서로 잘 알아듣고 이해하는 친구가 있다.
‘소통’은 뜻이 서로 잘 통해서 오해가 없는 것을 뜻한다.
또, 어떤 것이 막히지 않고 잘 통하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소통이란 말을 해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소통의 가장 큰 핵심은 들어주는 것이다. 많은 사람과 말하고 생활하면서도 느껴지는 외로움은 내가 마음의 문을 닫고 세상과 상대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만히 상대의 말을 들어주고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소통이다.

❚강자옥 시인은…

▲ 강자옥 시인

강자옥 시인은 경남 합천에서 출생하여 부산에서 성장하였고,
2019년 부산광역시문인협회에서 간행하는 월간 《문학도시》 시부문신인상으로 등단하였다.
시인은 부산문단에 첫발을 디딘 이후 문단 활동과 봉사활동 등으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부산진구문화예술인협의회 이사 · (사)한국바다문학회 이사 · 부산광역시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부산진문예』 ‘성지곡의 햇살’ 우수작품상, (사)한국바다문학회 공로상,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청장 ‘문화예술특별공로상’, 부산광역시문인협회 공로상 등을
수상하였고, 개인시집 『수신되지 않는 너』를 상재하였다. 現) 예미안피부과 부원장 재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