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김 희 님 

짧은 만남이었지만
나에게 환한 축복이었다
아름다운 만남이 있으면
아름다운 헤어짐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떠나야 할 그대도
꽃비로 울고 있구나
내 어깨 위에 흘러내리는
향기로운 눈물을 꽃잎을
떠나보내지 않고 가슴에
담아 두련다
기억 하련다
나도 그대처럼
고운 삶을 살고 싶다

* 작가노트

세월이 빠른 것인가?
아니면 이 계절, 봄이 짧은 것인가?
금방 오는 것 같더니, 그냥 스쳐 가는 것만 같다.
아침부터 내리는 이슬비가 이별을 재촉하는 것일까.

가뭄에 목말라하던 민초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 같은 환희로 이 비를 반겼는데 시간이 지나니 굵어지는 빗줄기에 만개했던 벚꽃은 낙화로 바쁘기만 하다. 사방으로 흩어지는 하얀 꽃잎들, 눈이 쏟아지는 것 같다.

정말 ‘짧은 만남이었지만/ 나에게 환한 축복’이었다.

'아름다운 만남이 있으면/ 아름다운 헤어짐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서운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모란이 지는 것을 안타까워했던 영랑 시인은 마음을 이제야 알 것만 같다.

* 김희님 시인은… 

▲ 김희님 시인

· 전라남도 보성에서 출생했다.
· 2014년 부산시인협회 계간 『부산시인』 시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하였으며
부산시인협회 편집차장, 부산광역시문인협회 월『간 《문학도시》 편집차장 등 역임.
· 현재, 한국현대문학작가연대 이사, (사)한국바다문학회 이사를 맡았으며,
부산광역시문인협회 · 부산가톨릭문인협회 · 국제펜한국본부 · 한국문인협회 · 한국공무원문학협회 등 회원이다.
· 시집 『약속』 『안부』 상재. 부산문학상 우수상
· 『부산진문예』 성지곡의 햇살 우수작품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