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옥 시인 첫 번째 시집 《수신되지 않는 너》 출간

부산 문단에서 꾸준하게 시작 활동을 해온 강자옥 시인이 첫 번째 시집 《수신되지 않는 너》를 출간하였다.
 

내 안에 문신처럼 잠복해 있는
생각들을 붙잡고 행간 사이로
온몸을 던져 마법을 걸어봅니다.
무엇을 쓰듯 누구에게나 좋은 시로
오래오래 남아 있을 수 있다면
수신되지 못한 많은 사연들이
더 단단해지는 그 시간까지
간절함으로 끝없이 계속 쓰겠습니다.

이 시집을 내는 강자옥 시인의 소감이다.

강자옥 시인은 경남 합천에서 출생하여 부산에서 성장하였고, 2029년 부산광역시문인협회에서 간행하는 월간 《문학도시》 시부분 신인상으로 등단하였다. 시인은 부산 문단에 첫발을 디딘 이후 문단 활동과 봉사활동 등으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시집에 대하여 부산문인협회 제16대 회장을 지낸 변종환 시인은 “시 한 편, 시 한 연, 시 한 행이 마치 시인이 갖고 노는 각양각색의 공처럼 허공중에 둥둥 떠다닌다. 그러나 가볍지 않고 묵직함으로 시의 몸을 부양하고 있는데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것은 분명 땅바닥으로 떨어질 것을 알고 던진 그 시가 그 시의 연이 그 시의 행이 그대로 고스란히 떠 있는 믿기 힘든 풍경을 경험하게 해주기 때문이다.”라고 평한다.

이 시집은 총 4부 77편의 시를 담고 있다. 이 시집은 텅 빈 채 모든 것을 담아내는 허공처럼, 허공을 주무르는 세상의 주인공처럼, 공空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자유로운 형식의 시편들이다.

이 시집의 표제시인 「수신되지 않는 너 · 1」을 소개한다.

창문을 열어젖혀 귀를 곧추세워도
어떤 소리도 들을 수 없다

오래 묵혀두었던 화분 속 흙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
희미하게 말라가는 목소리를 파내어본다

미량의 호흡 속에
가두었던 숱한 생각들이
퍼석거리며 흙냄새를 밀고 올라온다

위태롭게 흔들리는 적요만큼
먼지를 날리며 비틀거리는 간절한 물방울
밀려드는 찬 공기 속에 섞인 비 냄새가
덜컹 끼어드는 바깥 시간
참을 수 없어
전화기의 숫자를 밟아갈수록
수신되지 못한 발신음이 또렷하다

아찔한 곡예사마냥
너를 향한 길이 팽팽하길 기다린다
― 「수신되지 않는 너 · 1」 전문

시인은 현재 <예미안피부과>를 운영하는 의사이다. 이 시집의 표제처럼 시인의 숱한 생각들이 비록 <너>에게는 잘 수신되지 않지만, 이 시집에 실린 모든 시는 피부과 의사인 시인의 손과 처방을 거쳐 독자들에게 매끄럽게 잘 수신될 것 같다. 시인의 다음 시편이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 지은이 강자옥
● 펴낸곳 도서출판 두손컴
● 132 페이지
● 값 12,000원

* 기사제공//임재도 부울경뉴스 총괄본부장, 소설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