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구의 꿈

                                   홍성주

바다가 바다를 등에 지고
돌아오는 길
실개천, 바다의 등에 업혀
바다로 나선다

엄마 등에 업혀
자장가를 들으며
아득하게
먼 바다를 꿈꿔 온
수줍은 아이

바다를 등에 업고
바다로 간다

* 작가 노트

▲ 홍성주 시인

마산 가포수변공원이 호젓하다는 소리가 바람결에 들린다. 내비게이션의 목소리를 따라 냅다 달려간다. 수변공원으로 가는 길목 입구에는 어디서부터인가 흘러내린 개울물이 바다로 들어서는 어귀 쯤, 밀물과 썰물에 이끌리다 바싹 마른 폐선 하나 정박 중이다. 바다도 실개천까지 넘어와 자작자작 남은 바닷물을 등에 업고 다시 바다로 나설 때를 기다리는가 보다. 엄마 등에 업혀 바다의 자장가로 자란 아이가 다시 부모를 등에 업고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이 바다를 닮아 있다.

* 홍성주 시인은 ……

충북 청주 출생
새한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대한시문학회, 포에지 창원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