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딸꾹질

                                   박 미 정

가끔 생각한다
내가 떠날 때
나의 시를 어떻게 할 것인가

내 숨소리와 발자국 소리와
내 쉼표와 마침표를 쓰고 지우던 흔적들
내 흔들림의 잔가지까지
알고 있는
나의 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은 나에게 물어 오고
나는 대책이 없어
머뭇거림을 하다 컴퓨터 창을 닫는다

습관처럼 하는 생각을
가끔이라는 수식어로 치장하는 그것까지
알고 있는 나의 시

내가 떠날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내 암호 없이 들여다볼 수 없는
독백 뭉치가 흩날리고 있다
오라, 아직 다가오지 못한 시의 딸꾹질

* 작가 노트

▲ 박미정 시인

딸꾹질을 하면 물을 마시게 하시던 어머니,
나의 어머니처럼
자상한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를 생각한다.
시를 향하다 헛걸음질이나 하고
지금도 눈치채지 못한 나의 겉돌기

새해에는
너의 가로막의 경련을 눈치채고 싶다.

▲ 박미정 시인은……

시인, 수필가, 소설가, 평론가이다. 2007년 <여성문학상> 대상, 2011년 <부산문학상> 대상, 2014년 <한국해양문학상>최우수상, 2021년 <부산시인협회 본상> 수상 등을 수상하였다. 시집으로『소년의 휘파람』외 8권, 수필집『해무를 벗기다』, 저서『한국 현대 해양시 연구』등 다수가 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에서 활동하는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