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성혜 팀장 / 부산중부지사 보험급여팀

세계적으로 부러워하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정관리가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고 있는 좀 같은 존재가 있다.
바로 의료법상 자격 없는 일반인이 의사 또는 법인 명의를 빌려운영하는 불법 개설 의료기관(약국)인 일명 ‘사무장병원’이다.

사무장병원은 영리추구에만 몰두하여 질 낮은 의료서비스와 각종 위법행위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으며 정부와 공단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해마다 증가하여 건강보험 재정누수 규모가 3조4천억 원(‘09.~’20.6.기준)으로 재정누수에 따른 국민 부담이 가중되는 등 매우 심각한 수준이지만 환수율은 5.2%에 불과하다.

환수실적이 저조한 가장 큰 원인은 불법의료기관에 대한 수사를 수사기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건강보험공단 행정권한의 한계이다.

일선 경찰의 사무장병원에 대한 수사는 전문수사 인력부족과 타 사건에 밀려 평균 11개월 장기간 소요되고 있어 이 기간 동안 보험자인 건강보험공단은 직접 수사권이 없어 불법의료기관의 재산은닉, 증거인멸 등 증거가 사라지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불법개설기관의 특성을 이해하는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행정조사 전담수행에 따른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 및 빅데이터 기반의 예측·분석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한다면 현행 평균 11개월 수사기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 할 수 있으며 의료급여비용 포함하여 연간 약 2,000억 원 재정누수 차단이 가능하다.

지난해 건강보험공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시행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공단에 해당 권한 부여에 대하여 응답자의 81.3%가 찬성해 국민의 지지여론도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료계의 수사권 오남용에 대한 염려는 수사범위를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 약국으로 권한을 법제화하고 수사 개시 전 복지부·공단·공급자가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를 운영하여 불법개설 혐의 의심 건에 한하여 수사가 진행되도록 안정장치를 마련하면 될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한 부여 시 사무장병원의 폐해로부터 국민 보호 및 재정누수를 방지하고 불법개설기관 신규 진입 억제 및 자진 퇴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글 / 부산중부지사 보험급여팀장 황성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