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 시장에 피는 뱃고동

                                                 최 인 숙

소란한 아침이 빠져나가고
자갈치 시장의 머리 위로
정오의 햇살이 들었다.

허공을 날던 갈매기
싱싱한 활력을 충전하려는 듯
크루즈 난간을 찾아
가을 낭만을 물어 나르니
진줏빛 물결이 화사한 꽃을 엮는다

바쁜 일상이여
어부가 시동을 걸고 현장으로 떠난
항구의 한가함이여
닻을 올리며
떠나는 뱃고동이 두고 가는 여운이여

삶이 그러하듯
새벽에 불었던 부지런한 일상
당긴 시위가 여유의 과녁을 향할 때
너의 소리는 가슴 기슭에서 꽃으로 핀다

*작가 노트

▲ 최인숙 시인

지나간 삶은 늘 그랬다.
새벽에 부지런히 움직였다. 꽃비를 데리고 봄이 떠나듯이 여름은 신록으로 설레발을 치고 떠났다. 그렇듯이 정오는 뜨겁지만 때로는 따뜻하여 눈부시다. 치열한 삶, 우리들의 자갈치 시장은 항상 같아 보이지만 다르고 새롭다. 거기에다 소리까지. 종일 출렁대는 소리 중에서 오늘 유난히 들리는 뱃고동소리 참 좋다.

▲ 최인숙 시인은……

시인이자 사진작가이다. 부산영호남 작품상, 오륙도백일장 장원, 세대공감문예한마당 금상(수필), 시사랑 전국낭송 특별상 외 다수를 수상하였다. 시집으로 『가슴 속에 뜨거운 꽃이 피어나다』『소소풍경小小風景』『흙비』 가 있다.
 

▲ 기사제공 // 임재도 부울경뉴스 총괄본부장, 소설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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