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산지기 황경엽

- 사진 제공, 최기만 수필가

어쩌다
내게 기대어보는 건지
급히 들이키니
술 센 너도 취하는구나

능력이 되면야
연유라도 묻겠지만
피차 목메는 일 없게

어설피 달구어
나만 좋다
어찌 하겠는가

꾸어온 참숯으로도
아니 타는 콩깍지

▲ 작가 노트

▲ 황경엽 시인

코로나 19라는 불청객으로 세상이 난리나기 전에
가을 문학여행이라 따라나선 울긋불긋한 단풍 짙은 남도길에서
부안의 기생 매창과 천민 출신의 유희경 사이의
절절한 사랑을 매창공원의 시비를 통해 꼼꼼하게 읽다보니
저도 모르게 그 사랑의 곁불에 덩달아 타 올랐네요

폭포 아래에서 득음을 위해 몸부림치는 판소리꾼
처럼 절정을 향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번쯤은
누군가와 뜨거운 사랑 해 본 경험은 있어야 날 것
아닌 제대로 장단 맞춘 시편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엉성한 설정에 모두를 대입시켜보는 계절

가을이네요 충분히 사랑하게 넉넉하게 보담아줄 수 있는
산지기 움막으로 그대들 청하오니 오소서
자욱하게 눈 내려 길 미끄럽기 전에 당겨 오소서

▲ 황경엽 시인은 ……

부산 출생
필명 산지기, 한국문인협회, 국제 펜클럽 한국지부회원, 광화문 시낭송회 회원
저서 ; 2015 산지기 움막에서, 그날의 기억이 없다, 2018 뇌가 황금인 사내
공저 ; 바탕시, 광화문시인들 등 다수
가곡 작시 ; 쪽배(김영란 작곡), 거기 있어요(박용윤 작곡), 말 못해요(심진섭 작곡)등
E-mail ; ky0105ky@naver.com

▲ 기사제공 // 임재도 부울경뉴스 총괄본부장, 소설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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