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眞珠

                                                 오 은 환

악쓰며 지르지 못한 비명
앙다물던 그 순간
가슴에 못이 박히듯 운명이 박혔다
슬픔의 소용돌이에 싸인
점하나 치밀히
고통의 입술을 핥는 혼돈
세월을 만났다
바다를 지나는 동안 아플 만큼 아팠고
외로울 만큼 외로웠다
파도의 경문經文읽기
인고의 시작과 끝이었다
지향志向의 결정체는
기어이 아름다웠다
그 빛 욕망위에 두고 영롱하다 했다
지향의 끝을 말하는
인간의 결정체는 무엇일까

▶ 작가노트

▲ 오은환 시인

진주 한 알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아픔을 생각해본다. 조개는 뜻하지 않게 찾아온 고통의 시간과 인내의 시간을 참아내고 견뎌낸다.
원하지 않았지만 찾아온 아픔을 감내하는 과정을 지나오면서 아름다운 보석을 만들어낸다. 사람의 삶도 그렇다고 생각된다. 어려움을 이겨내며 희망이나 꿈을 이루어내는 일이 그렇다. 미물인 조개가 진주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사람들도 인내의 결과가 아름다웠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해본다.

▶ 오은환 시인은 ……

2015년 문예시대 등단.
2016년 시선 등단.
2019년 아동문학등단(동시)
영호남문학상 작품상, 봉사상 수상
시집『꽃잎을 숨기고』,『어디쯤에서 뛰어내렸을까』,『보이지 않는 열쇠』

*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에서 활동하는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