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정 클린 지킴이가 되어 트래시 태그 챌린지에 참여하는 주민들

청소 놀이, 트래시태그(#Trashtag) 챌린지가 쓰레기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부산 금정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금정구 일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트래시태그 챌린지 참여자, 금정 클린 지킴이들은 환경관리원이 없는 저녁 시간에 매일같이 거리에 나와 스스로 쓰레기를 치운다. 그리고 인증사진을 밴드에 올려 공유하며 두 달째 거리의 청소부를 자처하고 있다.

# “자녀와 함께 거리를 청소하는 것, 산교육이라 생각해요”
이경미 씨는 두 명의 자녀와 함께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다. 하루 등굣길에 모은 쓰레기는 모두 4봉지. 분리수거를 하고 나니 정작 버려야 할 쓰레기는 5리터 종량제 봉투 한 장이 여유로울 정도로 줄었다. 자녀를 위한 산교육이자 이 씨 스스로에게도 보람된 일이라 깨끗한 통학길만큼 마음이 정갈해진다.

# “퇴근길 보물찾기, 퇴근길이 심심하지 않네요”
○○고속버스 운전기사 박진태 씨는 거리 청소를 ‘보물찾기’라고 부른다. 매일 출퇴근길에 주운 보물들을 자랑하는 트래시태그 챌린지는 그에게는 놀이 이상의 즐거운 모험이다.

# “우리 활동이 너무 과하지는 않나요? 브레이크 좀 걸어주세요”
활동포인트를 가장 많이 적립한 지킴이 강순화 씨는 구청 관계자에게 자신의 활동이 너무 과하지는 않은지 묻는다. 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솟아나는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구청에 제안하면서 활동 범위를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강순화 씨는 한 번의 청소에 30~50포인트가 주어지는 배점제도에서 48일간 3,340점을 쌓았다. 단순계산으로도 하루 한 번 이상 청소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누구신데 이래라 저래라 하나요” “나는 지킴이요”
폐지를 수집하는 박영수 씨는 폐지를 많이 배출하는 부산대 한 매장 앞에서 긴 시간을 보낸다. 구석진 장소인 탓에 흡연자들이 버리는 꽁초가 한가득이다. 때로는 반발에 부딪히면서도 꽁초를 아무데나 버리지 말라고 무단투기자들에게 충고하던 박 씨는 명예 클린 지킴이로 위촉되었다. 지킴이 어깨띠와 함께라면 얘기는 좀 더 쉬워진다.

SNS에서는 해시태그를 통해 특정 주제의 인증사진을 공유하는 일종의 놀이인 각종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세계 각지에서 유행하고 있는 트래시태그 챌린지는 쓰레기를 치우고 인증사진을 게시하며 긍정적 사회 변화를 유도하는 캠페인이다.

금정구의 트래시태그 챌린지는 서동로에서 시작되었다. 구 전체 무단투기의 약 40%에 이르던 서동로의 무단투기를 근절하기 위해 구는 2주간의 미수거 등 각종 캠페인을 펼쳐 배출량의 83%가 감소되는 효과를 보았으나 깨끗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했다. 주민의 자발적인 행동과 인식의 변화로부터 쓰레기 없는 깨끗한 금정을 만들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구는 트래시태그 챌린지 활동을 포함한 금정 클린 지킴이를 조직했고 11주만에 828명의 지킴이가 참여했다.

금정 클린 지킴이의 활동에 대한 공식적인 보상은 활동포인트를 적립해 받는 10L 종량제 쓰레기 봉투 뿐으로 30장 이상은 지급되지 않는다. 지킴이들에게 주어지는 진짜 보상은 ‘좋아요’와 깨끗한 거리, 그리고 동참이다. 지킴이들은 서로의 인증사진에 칭찬과 격려를 보낸다. 또 지킴이들이 쓰레기를 치우면서 무단투기자들을 쫓아다니며 설득하고 인근 상가에 참여를 당부하고 있어 지킴이들의 밴드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이들의 활동에 동참하는 비공식 지킴이들도 날로 늘어 거리는 매일 더 깨끗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