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직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어제의 감격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이 또다시 새로운 평화의 상징으로 바뀌는 역사적 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분단의 땅에서 피워올린 평화가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에 화합과 치유의 미래를 가져오기를 바랍니다. 이 마음을 담아 우리 모두 평화를 염원하며 기쁨의 박수를 서로에게 보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저는 이러한 전환이 무엇보다 부산의 미래를 위한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과거의 생각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 눈 앞의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도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과거의 관례와 관습을 깨어야 합니다. 새로운 세상에 맞는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민선 7기가 출범한 이후 지난 1년은 이처럼 변해야 한다는 요구와 그럼에도 지켜야 한다는 요구가 때론 충돌하고 때론 조화되며 그야말로 역동적으로 지나온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기간 동안 세 가지 방향으로 부산을 변화시켜왔습니다. 첫째, 묵인되고 방치되어온 갈등현안, 해결되지 않고 있던 미결사항을 정면에서 마주 보며 도전했습니다. 23년 고여 있던 둑이 무너지며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숱한 현안들에 대한 해결의 길을 찾았습니다. 둘째, 시정의 중심에 ‘사람’을 놓았습니다. 사람을 주체로 세우기 위한 참여의 과정이었고, 사람의 삶을 위한 정책을 세우고 추진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셋째, 부산의 미래를 위한 설계도를 그렸습니다. 내부를 통째로 고치는 계획은 물론, 세계를 향한 부산의 포부를 명확히 했습니다. 한반도 평화가 되돌릴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인 것처럼 민선 7기의 변화 또한 되돌릴 수 없는 역사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그 역사를 만들어냈습니다. 서로 서로에게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도약의 준비가 되었습니다. 새롭게 시작되는 민선 7기의 두 번째 해는 시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과 부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데 집중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우리를 둘러싼 물과 공기의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이 시대 가장 고통받고 있는 청년세대와 함께 하겠습니다. 소상공인들의 어깨가 가벼워질 수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길을 찾겠습니다.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블록체인 등 부산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내겠습니다. 최고의 보육도시, 우리아이 다가치키움, 최고의 보행도시, 세계에서 가장 걷기좋은 도시를 만드는 문제를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시민의 삶의 질의 향상과 새로운 성장동력의 창출 이라는 시정방향은 우리 공무원 사회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글로벌경쟁 시대에 부산의 생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무원 사회가 변해야 합니다. 하던 일을 계속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할 일을 찾아야 합니다. 쓸데없는 일은 과감히 버리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일과 가정, 그리고 휴식의 균형을 통해 직원 여러분들이 먼저 행복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시장을 위한 공무원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공무원입니다. 여러분들이 행복해야 시민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저녁과 휴일이 있는 여러분들의 삶을 돌려드리겠습니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르겠습니까? 하나씩 하나씩 여러분들을 위해 더 고치고 다듬어 나가겠습니다. 일단 오늘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세 가지 약속을 먼저 드립니다.

첫째, 주간업무보고 시간을 월요일 10시 30분으로 옮기겠습니다.

주간업무보고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실국들 간에 서로의 업무를 공유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이며, 전체적인 보고를 통해 개별 보고의 수고를 한꺼번에 덜어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로서는 시의 업무를 보다 전반적으로 알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월요일 이른 시간에 진행하다보니 그 준비를 위해 일선 직원 분들은 새벽 일찍 나오거나 휴일 오후 사무실에 출근해야하는 경우가 다수일 것입니다. 이제 정상출근해서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조정하겠다는 것입니다.

둘째, 의전용 행사일정, 과도한 회의일정, 형식적 보고일정을 확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시장이 움직인다는 것은 관련 실국장에서부터 일선 직원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시스템 전체가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시민들을 위한 정책일정, 현장일정은 유지할 것입니다. 그러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일이라면 줄이고 없애는 것이 마땅합니다. 의전용 행사일정, 과도한 회의일정, 형식적 보고일정을 줄이겠습니다. 연착륙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즉시 적용토록 하겠습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부터 있던 행동 하나하나가 얼마나 낭비적인 일인지 절감합니다. 미리 나와 인사를 하거나, 차량 문을 열어주는 행동도 이제는 고쳐져야 합니다. 맡은 분야에서 창의적으로 활동해 변화하는 부산을 만들어주십시오.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시민을 바라보는 공무원이 되어 주십시오.

셋째, 보고의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보고의 방식을 다양화하겠습니다.

의사결정의 지체에 대한 불만이 큽니다. 물론, 준비의 부족 또는 결재라인에서의 지체 등 많은 이유들이 있었겠지만, 최소한 직원 여러분들이 시장만날 시간없어 일 못하겠다 이야기는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은 과거 없던 길을 걸으며 없던 길을 걸어왔습니다. 새로운 변화를 촉발시키는 일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을 지체한 것도 인정하지만 그것 또한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직원 여러분도 생각하시지요?

주간 보고 시간을 사전에 공지하고 각 실국별로 배치토록 하겠습니다. 결재시간이 언제인지 해서,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뉴미디어의 시대에 모든 보고를 대면 보고로 할 필요도 없습니다. 비서실에 미리 맡겨놓는 방법도 있고, 각종 메신저, 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채널을 이용한 보고도 확대하겠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전혀 인색하지 않습니다. 보고방식에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여러분께 다시 말씀드립니다.

사랑하는 직원 여러분!

지난 1년, 혼란을 돌파하기 위한 강한 드라이브가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그것이 여러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드렸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민선 7기 부산시정 운영과 혁신의 주체는 ‘공무원’이라는 것도 제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공무원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고이게 되면 변화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변화할 때가 왔고, 지난 1년은 행동으로 마음으로 변화하기를 바라며 채찍질하고 여러분과 함께 해온 가슴아픈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상주고 싶고 칭찬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형님같은 시장, 아버지같은 시장이 되고 싶습니다.

이 무거운 책무를 짊어지기 위해 지난 1년은 불가피한 과정이었습니다. 이제 새로운 1년이 시작됩니다. 공무원들이 주도하는 시정, 시스템을 통해 추진되는 혁신의 시간이 왔습니다. 우리 좀 더 변하고 좀 더 단단해집시다. 그동안 변해왔던 것을 기반 삼아 좀 더 단단해집시다.

“‘우리 시장님’ 이라는 마음을 갖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너무 일에 쫓겼구나, 마음이 급해서 옆을, 뒤를 돌아보지 못했구나’ 스스로 많이 질책했습니다.

“지금까지 생각했던 오거돈이 아니다” 라는 말도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그때였습니다. 이 급변하는 시대에 어떻게 같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바뀌어야 겠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온 사람입니다. 너무 일에 쫓겨왔고 뒤를 돌아보지도 못했구나 스스로 많이 질책해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직원 여러분의 시장이 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시민의 공무원이 되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제 개인 적으로 아쉬운 소식 하나를 전합니다. 나의 가장 뛰어난 참모이자, 부산의 변화를 함께 만들어온 파트너이자, 새로운 미래를 함께 꿈꾸어온 동지인 박태수 정책수석이 더 넓은 공간에서, 더 큰 꿈을 펴기 위해 새로운 길을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벌써 오래전부터 얘기입니다. 수차례 만류했습니다. 최소한 공항 문제의 물꼬를 틀 때까지라도 남으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일 공항문제의 국무총리실 이관이 합의되었고, 더 이상 본인의 뜻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여러분의 기억 속에 박태수 수석이 어떤 모습으로 남을 것인가 궁금합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산시의 숱한 숙원사업과 갈등사업을 해결하는데 박 수석의 경험과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분들도 객관적으로 평가해주시기 바랍니다. 부산이 키울 수 있는 또 한사람의 인물이다 생각합니다. 공식적인 현장에서 부산을 떠납니다만, 결코 부산을 잊을 사람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의 앞길에 기쁜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얼굴 한번 볼랍니까. 큰 박수로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직원 여러분!

이제 여러분들이 시정 중심에 있다는 것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한사람한사람 나갈 것입니다. 끝에 남는 사람은 공무원 분입니다. 이제 그런 역할을 할 때가 왔다는 것을 이 자리에서 선포합니다. 스스로가 책임을 지는 당사자라는 것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역량은 뛰어납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공무원과 민선 7기 2년을 맞이하게 되어 너무나 기쁩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점점 더 흥이 나는 일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