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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자작추천시> 조승래, 이것도 실은 비밀
김영미안  |  anteaj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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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7  08: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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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실은 비밀

                                              조 승 래

   
 
우주인이 한반도 상공을 보고 발 동동 굴릴 만하다 불난 듯 뿌연 연기로 휩싸여 있는 반도 땅
실은 B.C 1년보다 훨씬 전 조조의 백만 대군이 만든 그 먼지가 하늘을 떠돌다가 이제야 내려온 것이고 아프리카까지 달려갔다가 초원을 가로질러 되돌아온 칭기즈 칸이 일으킨 그 뿌연 먼지도 있고 알고 보면 다카르랠리에서 달리는 차량과 전갈을 굴복시키려는 모래바람이 만든 것 세계대전의 화약가루 무역대전의 혼탁이 만든 그 미세먼지……
점점 더 부피가 커지고 있어 대기권을 밀어낼지도 몰라 휴대전화로 긴급재난문자가 오는데 폐에도 쌓이고 방광에도 쌓인다는데 강보에 싸인 아기에게 마스크 더 쓰게 해야 할까 한낱 미세한 먼지일 뿐인데 먼지 부피가 팽창하니까 더 무거워지는 마음 그러나 그도 봄비에게 순하고 장마에게는 무릎 꿇는다는 약점이 있음을 알았어 그동안 우리는 삼겹살 또 먹어야 하고 녹차 잔을 채우고 또 비우고 남은 수증기로 부지런히 구름을 만들고
왕이 없어서 태산이 없어서 못 지낸
기우제 우리가 지내려 하는 이것도 실은 비밀

* 작가 노트
   
▲ 조승래 시인
지구의 뒷일이 걱정이다. 훗날 우리 후손들이 얼마나 우리를 원망할까. 환경문제를 잘 통제 못하면 당연한 결과 아니겠는가.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여 지구는 점점 온도가 높아지고, 공기는 팽창하여 숨쉬기조차 어려워지고 있는 이 세상의 환경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두 대의 비행기에게 공격당한 쌍둥이 빌딩의 불길과 연기를 우주 354km 뉴욕 상공을 날아가던 한 우주인이 보았지, 그보다 더 까마득한 곳에서 신神도 내려다보았고, 날개 없는 지구인들은 지상에서 보았어, 아침을 맞이한 사람 저녁을 맞이한 사람 모두 태우고 지구는 자전만으로는 너무나 가슴 아파서 계속 공전하며 답을 찾고 있었지, 지구는 그 정답을 찾는 숙제를 하느라 힘들어 하고, 우리는 목에 찬 먼지를 청소하기 위해 삼겹살을 먹고, 왕은 기우제를 안 지내고 태산도 없고, 새삼 새로운 일도 아니지만 공개할만한 일도 아니라서 비밀이야,

그러니까 뾰족한 수가 없는 우리는 우선 나무를 심어야겠지, 은하수가 안개 길을 만들고 하늘에 별들이 제자리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우리 모두 걷고 또 걸어야 하겠지, 천천히 먹고 생각도 느릿느릿하게 일단 그렇게 해 보는 것은 어떤가?

조승래(趙勝來) 시인은 경남 함안 출생으로 2010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하였다. 시집 『몽고조랑말』, 『내생의 워낭소리』, 『타지 않는 점』, 『하오의 숲』, 『칭다오 잔교 위』등을 펴냈다. 『칭다오 잔교 위』는 2015년 세종도서 문학 나눔에 선정되었다. 한국타이어 상무이사, 아노텐금산(주) 대표이사, 단국대학교 상경대학 겸임교수(경영학박사)를 했고, 현재는 씨앤씨 와이드(주) 대표로 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에서 활동하는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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