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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작시> 이재숙, 헛간
김영미안  |  anteaj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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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6  07: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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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간

                                                   이 재 숙

   
▲ 수채화 이재숙
다 쓰러져가는 
누더기 걸친 몰골이 낯설지 않다

고물들이 유세를 하고 
한자리 틀고 앉은 검불들은 
비스듬히 기대어 거드름이다
숨바꼭질하는 아이들 엉겁결에
그것들 방패 삼아 한참 숨죽이고 
진땀 흘리다가 걸려 넘어져 들키다

거친 비바람의 흔적들로 회칠한
어릴 적 도깨비 집
뼈만 앙상히 살점마저 내어주고
휑하고 뚫린 문살 사이로 
낮엔 햇살이 밤엔 달빛 별빛
변함없는 친구 되다

도깨비들도 떠나
문 잠그지 않아도 되는 
어둠 꽃 피고 지고 
땅 지기 토닥이며 바람길 알리는 
멈추어 선 
시간

숨바꼭질 끝나고 돌아가는 길,
낯설지만은 않다

*작가 노트
   
▲ 이재숙 시인
어릴 때 외가에 가면 낡고 무서운 헛간이 뒤뜰 한편을 차지하고 있었다. 헛간 오른 편 쪽에서 부는 대숲 바람 소리와 어쩌다 만나는 뱀이 무서워 가까이 가지 못했던 곳이다.
외할머니의 이야기 속에 언제나 등장하는 도깨비가 물건마다 붙어 다니는 캄캄한 밤이 되면 꼼짝 못하고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것이 몸에 배어 여전히 어두워지면 귀가를 서두른다. 겁이 많은 건 무서운 도깨비 때문이 아니라 태생인 거다.
요즘은 도깨비 단어가 귀엽고 사랑스런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오지 촬영을 나가면 문득 만나는 헛간이 정답다.
아마도 추억을 먹으며 같이 늙어가기 때문인 게다

이재숙 시인은 『문학도시』로 등단하였으며, 부산문인협회, (사)부산시인협회, 부산가톨릭문인협회, 한국현대문학작가연대, 남구문인협회, 은가람문학회 회원이다. 시집으로 『빈 의자에 귀를 달다』가 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신작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신작시를 시인이 쓴 작가 노트와 함께 발표하는 지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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