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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자작추천시> 이숙경, 이베리아 카페
김영미안  |  anteaj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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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5  06: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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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리아 카페

                                              이 숙 경

   
 
춤추며 노래하거나 무명 배우 하거나
수삼 년에 한 번쯤 만나면 들레는 그녀
목소리 딱 어울리는 일한다며 웃어준다

해종일 도닥거린 새 죽지 접은 저녁 포구
버려진 목선처럼 바람 소리 기웃거린다
마담도 잘 어울리는지 열없이 묻는 그녀

오그라진 새우살이 어둑발 안주 삼아
오가는 젓가락에 쥐락펴락 나눈다
산수유 속눈썹 같이 난바다에 지는 봄 

* 작가노트
   
▲ 이숙경 시인
고적한 바닷가 마을에 첫 발령을 받았다. 일과를 마치면 한 시간에 한 번 동네에 들어오는 버스를 타고 시내에 나갔다. 외로움을 떨쳐내려고 몰두할 수 있는 일로 그림 그리는 것을 선택했다.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곳이 입시학원 밖에 없었다. 어느 날 학원에 놀러와 유심히 눈길을 주던 사람과 친해졌다. 그녀는 집에서 피아노 레슨을 해주는 선생님이었는데 기타도 무척 잘 연주했다. 둘은 친해졌고 주말에 한 번씩 바닷가 갯바위에 앉아 노래를 불렀다.

바닷가 마을을 떠나게 된 후에도 그녀와 가끔씩 연락을 주고받다 언제부터인가 잊게 되었다. 그런데 십 년쯤 지난 어느 날 포구의 카페에 들렀다가 극적으로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여전히 홀로 살았고 마담이 되어 있었다. 손님이 없는 시간이어서 모처럼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언제부터인가 극단에서 연기도 한다고 했다. 목소리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오랜만에 만났다고 선물이라며 노래를 불러 주었다. 새우살이 같이 오그라진 삶에 행복한 날이었고 너무나 짧은 봄밤이었다.

이숙경 시인은 전북 익산 출생으로 200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였다. 시조집으로 『파두』, 『흰 비탈』, 시론집으로 『시스루의 시』를 펴냈다. 2015년 대구시조문학상을 수상했고,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작가이다. 현재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대구시조시인협회 이사, 영언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북동초등학교 교사이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에서 활동하는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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