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인내하는 것 

                                     홍안 서 수 정

그대의 따스한 손길에
온몸에 열꽃이 피고
심장은 쉼 없이 쿵쾅쿵쾅

가슴을 식혀줄
산들바람이 없었다면
지금의 난 없었을 것입니다

바람이 전해준 연서에
그대를 가슴에 품었고
그리움은 주홍사랑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압니다
쉬운 사랑은 없다는 것을
사랑은 인내라는 것을

*작가노트

▲ 서수정 시인

가을바람에 익어가는 감을 보니 어릴 적 외할머니가 생각났습니다. 장독대 양 옆으로 있던 감나무의 감이 주홍빛으로 익으면 따서 잘 보관 했다가 겨울에 홍시를 간식으로 내어주시던 외할머니의 손주에 대한 각별한 사랑. 그렇게 사랑도 그냥 주는 것이 아니듯이 감나무의 감을 먹기까지는 수많은 날들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고 비바람을 견디는 고통을 견뎌야 하는 것이지요. 그냥 스치듯 보면 그냥 감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보면 사랑입니다. 삶의 길의 끝이 잘 익은 홍시이기를 소원해 봅니다.

서수정 시인은 『월간문학세계』 시 부문에 등단하였으며 한국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창작문학예술인협회, 한국예인문학, 부산문학인아카데미회원, 밀양문학회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전국 순우리말 글짓기에서 장려상을 수상하였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신작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신작시를 시인이 쓴 작가 노트와 함께 발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