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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자작추천시> 이숙경, 일탈
김영미안  |  anteaj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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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8  07: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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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이 숙 경

   
 
사막의 난쟁이처럼 눈부신 빛 마주하면
그 빛 찬란해도 쓸모없다 푸념하며
가려 줄 그림자 찾아 광야를 헤맬 테지

나무들이 이룬 숲에 마침내 다다르면
그늘을 베어 내야 환한 빛이 보인다며
밀림을 토벌해 버릴 듯 눈빛을 견줄 테지

내가 낳은 변덕이 사막과 밀림에서
오만하게 자라나 헝클리는 오랫동안
어둠은 올곧은 빛을 엎드려 섬길 테지 

* 작가노트
   
▲ 이숙경 시인
넘치도록 주어지는 여유와 순조롭게 되어가는 일에 대한 감사를 모르고 쓸데없이 딴지를 걸며 막막한 곳으로 이끌고 가는 어리석은 내가 보인다. 찬란한 빛을 섬기지 못하고 광활한 사막과 밀림에서 함부로 자란 나의 오만은 어둠 앞에서 가끔씩 부끄러울 때가 있다. 어둠은 어둠 속에서 지극히 빛을 섬기며 겸손히 기다리는데 나는 내게로 온 빛을 제대로 간수도 못하고 사는 것 같다. 어둠처럼 절박하게 엎드려 섬길 수 있는 빛을 이제는 고귀하게 여겨야겠다.

이숙경 시인은 전북 익산 출생으로 200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였다. 시조집으로 『파두』, 『흰 비탈』, 시론집으로 『시스루의 시』를 펴냈다. 2015년 대구시조문학상을 수상했고,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작가이다.

현재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 대구시조시인협회 이사, 영언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북동초등학교 교사이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에서 활동하는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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