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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신작시> 김희님, 보리피리
김영미안  |  anteaj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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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3  08: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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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피리

                                                 김 희 님

   
 
연세 아흔다섯인 어머니는
책꽂이에 꽂혀있는 많은 책 중에
한하운 시인의 작은 시집을 용케도 잘 찾아내신다
몇 해 전 어머니께 한하운 시인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 드렸는데
아직도 어머니 가슴이 젖어있는지
오늘도 한하운 시집을 눈 가까이에 펴놓고
작은 글씨를 눈으로 호미질해가며 읽다가
이야기 보따리를 푸신다

배꽃 같은 새 색시가
아직 아기도 낳지 않았는디
몹쓸 병에 걸렸다고
서방님 리어카에 실려 시댁에서
소록도로 쫓겨날 제
젊은 서방이 각시 실은 리어카를 끌고
찬바람 속을 가는디

산천초목도 다 울었제
그 색시 내 동갑이었는디
하시며 말끝을 흐리신 어머니는
젖은 눈으로
한하운 시집을 굽은 무릎에 펴놓고
기도하듯 읽고 계셨다.

*작가 노트
   
▲ 김희님 시인
책을 읽고 있는 딸 옆으로 가만히 오셔서 책꽂이에서 보리피리 시집을 꺼내 읽으신 어머니! 작은 시집을 찬찬히 읽으시며 들려주신 이야기는 소설처럼 제 가슴에 애잔하게 다가와 한편의 시를 쓰게 만들어 주셨지요.

어머니께서 들려주신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늘 권선징악의 교훈으로 마무리를 해주시던 어머니의 이야기가 더욱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어머니 떠나신지 벌써 삼 년이 되어갑니다. 어머니! 그립습니다. 좋은 곳에서 편히 지내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김희님 시인은 계간 『부산시인』에 시 등단하였으며 카톨릭 문예작품공모전 시 부문 수상, 카톨릭 문학인 백일장 산문 부문 수상, mbc 방송 문예작품 공모전 산문 수상, 세계적 명시명구 선정 시인, 현재 부산시인협회 편집차장을 맡고 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신작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신작시를 시인이 쓴 작가 노트와 함께 발표하는 지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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