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그리고 눈물 

                                           청암 박 태 영

분단이 된지 70여년
허울 좋은 가족상봉을 또 부르짖는다
행복을 주는 듯 뺏는 듯 그 가족상봉
잠깐 만났다 헤어지는 그 가족상봉이
도대체 무슨 의미를 남기고 있는가
다시 갈라놓는, 억지로 떨어져야 하는
그게 무슨 가족들의 상봉인가
애간장을 녹이고 피가 맺히는 쇼
맺고 푸는 잔인한 그림자들
이산가족의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아쉬움과 괴로움을 새로 만들어 안긴다
요란하게 떠들어대는 비굴한 인격들아
내 땅 내 나라 누가 오가도 못하게 하나
남의 나라는 마음대로 오고가는데
왜 누구 때문에 온 민족이 아파야 하나
누가 자유를 사슬에 묶어놓았는가
뻔뻔하고 잔인한 그늘에서 벗어나
따뜻하고 꽃피는 봄은 언제 오려나

*작가 노트

▲ 박태영 시인

얼마나 기다렸던가. 얼마나 보고 싶었던가. 지금 금강산에서 이산가족의 상봉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쟁의 참화 그리고 눈물의 이별.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그리웠을까. 안부 한번 전할 수 없는, 철의 장막이 가로 놓여 갈 수 없는 곳. 만나도 또 새로운 한으로 남는 이산가족상봉. 2박3일, 맛 치고는 끔찍한 맛을 또 씹으며 오지 않는 봄을 하염없이 기다려야하는 그들은 또 얼마나 아파야 하나…….

박태영 시인은 『문학도시』 詩 부문 등단하였으며 길동인, 시창회, 알바트로스, 화전문학, 부산문인협회, 부산문학인아카데미 회원. 시집으로『사랑의 노래』,『세상』을 상재 하였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 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