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사 가는 길

                                                 이 재 숙

▲ 수채화 이재숙

빛 꽃이, 꽃빛이
마음 시린  광천사 가는 길
무너지는 경계선 너도
나도
맨발의 갈색 지팡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현의玄義 입은 민낯에
스치는 
부끄러움 다소곳이 빛 꽃에,
꽃빛에 들추어보다

*작가 노트

▲ 이재숙 시인

아무리 바빠도 봄이 오는 산과 가을이 오는 산은 찾는다. 할 수만 있다면 떨어지는 낙엽 한 잎까지 지켜보고 싶은 간절함이 간혹 느껴질 때가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코앞만 보고 걷다가 뒤돌아본 정경은 답답한 가슴 한순간에 뚫는 찬란한 빛의 세상은 그 찰나, 하나로 빛났다.

빛 속에 그 무엇도 모두 빛으로만 빛나던 그날의 짧은 일기다. 그리고 싶어서 그렸다. 광천사 가는 길.

이재숙 시인은 『문학도시』로 등단하였으며, 부산문인협회, 사)부산시인협회, 부산가톨릭문인협회, 은가람문학회 회원이다. 시집으로 『빈 의자에 귀를 달다』가 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신작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신작시를 시인이 쓴 작가 노트와 함께 발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