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걸어가며

                                         청정 김 병 호

막바지 열기가 앉은 해변
하늘을 적시듯 한눈에
들어와 앉았네

철썩대는 파도 콧등을 때리며
살 가에 절여진 짠내가 물씬
더위를 씻으며
잠시 목을 내려놓았다

마음에 푸른 옷을 입고
나들이 하는 듯
푸른 바다 따라 넋을 잃고
멍한 눈빛 속으로 파도가
달려든다

파도 따라 걸어보고
갈매기처럼 날아도 보고
답답한 마음을 담은 바다에
말없이 씻어 던지고
하얀 파도는 모른 체 갯바위에 올라선다

*작가 노트
뜨거운 열기 속에 가파른 숨소리로 하루를 가지기엔 너무 힘들었다. 여름 한철이지만 몇 년이 흐른 듯한 시간에 이마의 골은 깊어만 가고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려고 산으로 바다로 돌고 돌다 깊은 심혈에 웃음을 던지며 마음을 가꾸어 보았다. 잠시나마 바다를 거닐며 답답한 마음 바다에 던지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본다.
김병호 시인은 『대한문학세계창작예술인협회』 시 부문 등단을 하였으며 부산문학인아카데미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신작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신작시를 시인이 쓴 작가 노트와 함께 발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