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속의 댓잎 3

                                               최 경 화

구천산 넘어온 바람
앞산 밭골 풀어 헤치니
왕대숲 해일처럼 곤두박질치네

바람 앞에 지친 몸
간신히 수렁 속 빠져나와
안도의 한숨

업장 한 꺼풀 벗고
편히 서있는 댓잎

인생도 대나무 같은 삶을
살 테지
인연에 따라 악연도 되고
선연도 되면서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올까

*작가 노트

▲ 최경화 시인

대밭에서 살아가는 내 인생은 댓잎을 닮았습니다. 댓잎처럼 가냘파서 흔들리지만 내면에 숨어있는 끈기로 언저리를 맴도는 바람을 잠재웁니다. 미풍에도 서걱대는 대숲의 소리, 새소리, 나뭇잎이 지는 소리, 자연의 울림이 속삭이며 언제나 푸름이 있어 좋은 곳 댓잎은 삶의 동반자입니다.

최경화 시인은 『한맥문학』으로 등단하였으며 부산불교문인협회 부회장, 김해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였다. 현) 밀양문인협회 고문, 부산불교문인협회자문위원이며 고산윤선도문학상 외 다수 수상을 하였다. 시집으로『세월의 흔적은 강물처럼』외 5권이 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신작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신작시를 시인이 쓴 작가 노트와 함께 발표하는 지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