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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자작추천시> 김상윤, 남쪽하늘 상현달
김영미안  |  anteaj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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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5  09: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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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하늘 상현달

                                                김 상 윤  

   
 
알파는 물고기도 드라마도 관심이 많아
가젤과 표범이 달리는 세렝게티 초원을 15층 방에서 들여다보네

알파고와 이세돌이 세상을 겨룰 때 알파는 TV로 기계와 인간의 대전을 보네 그들은 2차원 속에 있지만
알파는 털이 복슬복슬한 3차원 고양이

누가 잘하나 누가 기계적인가
피 흐르지 않고 심장 뛰지 않고 슬픔 없어
기계는 코드만 꽂으면 깜박이지

앙증맞은 두 발로 자판을 두들기다
옥타비오 파스를 베고 잠든
알파의 가슴은 콩닥 콩닥

15층 창으로 다가온 구름이 방을 들여다보네 물방울들 유리창에 붙어 알파를 부르네 잠든 알파의 몸 둥실 떠올라 달을 따라 가는데 알파고가 알파가 될 수 있겠나?
곧 알파는 바둑을 두고 시를 쓸 거라네 그렇다면
구름과 바둑과 시의 공통점은?
남쪽하늘 상현달

   
 
   
 









* 작가 노트
   
▲ 김상윤 시인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전이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며 기계의 승리로 끝이 났을 때 사람들은 고민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기계보다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기계는 감정이 없고 심장이 뛰지 않아 게임에 더욱 유리했다. 밥 달라고 울며 몸을 비벼대는, 심장이 콩콩 뛰는 야옹이가 좋고, 피를 흘리고 아파하고 사랑하고 두려워하며 신에게 다가가려 두 손을 모을 수 있는 인간이 나는 아름답다. 지구는 인간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에 한 마리 벌레일지라도 모든 생명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한다. 그러나 이제는 기계와도 공존을 도모해야하는가? 기계 고양이와 기계 인간을 떠올리면 왠지 마음이 서늘해진다. 인간으로서 소박하게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날들을 옥타비오 파스를 베고 잠든 고양이를 보며 생각한다.

김상윤 시인은 영월에서 태어나 구룡포에서 소녀시절의 한 때를 보냈다. 2002년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지구과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대구 시인협회 회원이다. 시집으로는『그대 손은 따스하다』(2003),『슈뢰딩거의 고양이』(2012)가 있다.

* 부울경뉴스 『오늘의 자작추천시』는 부산 ․ 울산 ․ 경남 ․ 대구 ․ 경북에서 활동하는 중견시인들의 자작추천시를 시인이 직접 쓴 작가노트와 함께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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