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아 순경

지난 5월 12일, 42년의 결혼생활 동안 가정폭력을 일삼아 왔던 전 남편을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여성에게 대법원이 징역 15년을 확정했다.
그 여성은 남편으로부터 그 동안 아무런 이유 없이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 술을 마시면 폭행은 더욱 심해졌고 갈비뼈와 팔목 등이 부러지기도 했다. 이 살인교사라는 죄명 뒤편에서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경상남도 내 가정폭력 신고는 하루 평균 38건이 넘고 가정폭력 사건 접수와 사법처리 건수가 모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남지방경찰청이 한해 도내 가정폭력 신고·검거 현황을 분석한 결과, 112신고 접수 건수는 총 1만3995건(하루 평균 38.34건)으로 1년 사이 17.7% 증가했다. 가정폭력 사법처리 건수도 2003건에서 2273건으로 13.5%가 늘었다.

가정폭력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개인사’였다. 오히려 피해자들이 사실을 숨기고, 가정폭력이라는 개념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5대 범죄 중 폭력이 포함되고 이것이 매일 생활하는 가정 내에서 일어난다면 이것만큼 위험한 범죄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가정폭력특례법이나 법률에 규정된 긴급임시조치 및 피해자보호명령제도, 그리고 가정폭력을 전담하는 경찰서 부서인 여성청소년수사팀를 비롯하여 피해자 임시숙소 제공, 쉼터 연계 등 경찰의 지속적인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민들은 가정폭력을 집안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또한 경찰에서도 이러한 실정을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다른 기관들의 많은 노력이 합쳐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경상남도 내에 가정폭력 상담소는 15개이고 보호시설은 7개로 수용가능 규모는 136명 정도이다. 사건이 발생하면 이 같은 유간기관과 종종 연계하는 경찰도 시설 부족에 따른 애로사항이 있다. 실제로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시설이 부족하거나 대상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텔 같은 곳을 임시숙소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유관기관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정신적, 신체적 부분에서 피해자를 보호해야하고, 가정에서 일어나는 만큼 한 번으로 끝나는 보호조치가 아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 위 사례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길 간절히 바라본다.
 

글 / 김해중부서 왕릉지구대 순경 방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