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가 반환점에 다다르자 장애인들의 고리 던지기가 이어지고 바통을 받은 주자들이 외다리로 달려갔다. 이어 장애인들이 주사기를 파란 하늘로 던졌고 여기서 나온 숫자에 맞춰 주자들이 코끼리 코 잡고 돌기를 하자 여기저기서 웃음이 빵빵 터졌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섞여 초록빛 구장에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은 화창한 봄날만큼이나 싱그러웠다.

 지난 4월21일 부산 사하구(구청장 이경훈) 을숙도 리틀야구장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1000여명이 함께 어우러지는 ‘2017년 사하구 장애인 권익증진 문화축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장애인들에게 야외활동과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사하구장애인협회 주최로 지난해에 이어 마련됐다.

 올해는 기존의 게임 외에 체험과 공연이 대거 추가되면서 행사 규모가 커지고 훨씬 다양해졌다. 경증 장애인들이 게임을 즐기는 동안 중증 장애인들은 열쇠고리·떡 만들기, 다육이 심기, 방습제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줄을 길게 늘어섰다. 몸은 불편해보였지만 체험마다 집중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했으며 마침내 완성품이 탄생하자 얼굴에는 기쁨의 미소가 퍼졌다.

 경기장 중앙에서는 장애인과 가족들이 윷놀이, 풍성다트, 딱지치기, 얼굴요가 등 게임을 즐기며 친밀감을 돈독히 했고 스트레스도 날려 보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기관별 장기자랑이었다. 호산나복지재단, 행복나눔주간보호센터, 사랑의 집 주보배홈의 장애인들이 그동안 숨겨왔던 끼와 재능을 펼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사하구장애인협회 손문화 회장은 “사하구 장애인과 가족, 그리고 비장애인들이 어우러져 오늘 하루 정말 즐거웠다”며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장애인들이 참가해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