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묵 순경

전국 어느 경찰관서를 가더라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문구들이 있다. 바로 ‘청탁’, ‘청렴’, ‘부정부패’가 바로 그러한 문구 중 하나다. 실제 경찰은 해방이후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고자 부단히 이미지 개선에 노력해왔다.

관서 내부 눈에 잘 띄는 곳에 부정부패금지와 청렴에 대한 문구를 게시하여 내부적으로는 부정부패 근절에 대한 인식 각인과 외부적으로는 그런 경찰의 노력을 보여주고자 하였으며, 더불어 관서 내부에 청렴동아리를 조직하여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등 조직 내에 청렴에 대한 인식 고취를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부서장은 매일 같이 경찰 내외부의 실제 비위 사례를 전달하는 등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그 결과 경찰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조사한 2015년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정원 2,000명 이상 18개 중앙행정기관 중 11위를 기록하여 사상 최초로 중위권인 3등급에 진입했다. 경찰로서는 눈부신 성장이다. 하지만 이것에 만족할 수 없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해마다 발행하는 세계경쟁력 보고서를 통해 국가별 부패지수를 공개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그런 WEF의 보고서를 인용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가장 부패정도가 심한 국가 11개국을 선정하였다. 대한민국은 9위로 그 그룹 안에 포함됐고, OECD에 가입한 아시아 국가 중 1위에 해당한다. 결국 우리는 어쩌면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도 모른다. 추구하는 수준이 다른 것이다.

그에 대응하듯 대한민국은 현재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 법’ 시행을 통해 사회전반에 걸친 부정부패를 척결하려 하고 있다. 법 시행 초기라 잦은 혼란이 있지만 경찰도 법의 대상자로서 부서장의 부조금 문제 등 많은 부분 신경 쓰고 있다. 또한 경찰조직 내에서는 법 시행에 따른 집행을 위해 사건처리 매뉴얼 배포 및 교육 등 시행에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부정부패사범 처리함에 있어 국민에게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인식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법의 대상자로서 뿐만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국가기관으로 더 높은 수준의 청렴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경찰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국민에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마음가짐을 달리 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상자가 국민 전반에 이르고 있다. 결국 부정부패는 어느 특정집단에만 해당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 모두가 해당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 시행이라는 계기를 통해 국가기관 및 그 구성원과 국민 모두가 의식이 성장하고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바람직한 사회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글 / 마산중부경찰서 수사과 순경 최정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