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올 여름 휴가지로 추천하며 울산의 명소로 떠오른 태화강대공원 내 십리대숲의 재미를 두배로 늘리는 사람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사연의 주인공은 태화강생태해설사회의 장재규 회장과 김차연 국장 등 십리대숲 해설사 32명.

이들은 태화강대공원 내 오산광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십리대숲과 태화강, 태화강대공원에 대해 해설을 들려준다.

주요 내용은 공업도시 이전 울산의 모습과 공업화 당시의 상황, 그리고 태화강이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변화돼 온 과정 등이다.

많은 사람들이 놀라는 대목은 2005년 태화강으로 연어가 돌아왔던 사연.

김차연 국장은 "당시 이야기를 풀어낼 때면 많은 분들이 '정말요? 연어가 왔어요?'하며 신기해한다"며 "이럴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삼호대숲이 백로와 까마귀떼가 찾아오는 이유, 십리대숲 내 오죽헌에 대한 이야기도 인기가 높다.

특히 오죽헌에 분죽의 하나인 오죽이 많은 이유와 왜 오죽헌이 세워졌는지 등의 설명을 듣고, 오죽을 직접 만지는 체험은 그 중에서도 단연 손에 꼽힌다고 귀띔했다.

또 해설사와 함께하는 '뱀눈으로 하늘보기' 체험도 아이, 어른할 것없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손거울을 눈앞에 두고 거울을 통해 하늘로 솟은 대나무를 바라보는 이 프로그램은 십리대숲의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해 준다.

십리에 이르는 대숲에서 발생하는 음이온으로 인해 느껴볼 수 있는 시원함과 청량감, 여름철 편백나무숲의 2배에 이르는 피톤치드를 뿜어내는 대나무의 효능을 해설사로부터 듣고 체험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다.

63종이나 되는 세계 각국의 대나무에 대한 설명과 버드나무 아래서 들려주는 도깨비불 이야기도 해설사와 함께 해야만 들을 수 있는 즐거움이다.

이 때문에 7월 한 달 동안 오산광장 내 부스를 찾아 십리대숲의 해설을 들은 사람들만 1,500여명. 10여명 이상 무리지은 단체를 더 하면 그 수는 더 많다.

무료로 진행되는데다 1년 365일중 설날과 추석을 뺀 363일 동안 쉬지 않고 해설 봉사를 하고 있지만 32명의 해설사 가운데 누구도 불만은 없다.

울산시와 중구를 알리고 있다는 자부심과 한 번 왔던 외지인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돌아간 뒤 또다른 방문객을 양산해 냈기 때문.

장재규 회장은 "처음 방문했던 외지인들이 해설사들의 해설을 듣고 돌아가 지인들에게 십리대숲의 즐거움을 알린다"며 "이렇게 이야기를 듣고 온 외지인들은 해설사들을 통해 십리대숲을 즐기고 돌아간 뒤 또다시 십리대숲을 알리는 홍보대사가 돼 더 많은 사람들이 오도록 돕는데 즐겁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이들은 더 많이 몰려드는 인원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4일 대통령이 올 여름 휴가지로 추천한 뒤 부산과 대구는 물론 서울 등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8월에는 태화강 백로생태학교가 열리고, 대숲에서 무더위를 날려버리는 '납량축제'도 준비돼 있어 방문객들이 즐길거리도 풍성해 이들의 노고는 이어질 전망.

하지만 무더위 속에서도 매일 같이 해설사로 6년째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김차연 국장은 "십리대숲을 함께 걷던 분들이 해설을 들은 뒤 '와~'하며 함성을 터뜨리면 재미가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른다"며 "더 많은 분들이 해설을 신청해 듣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해설사와 함께 십리대숲을 즐기고 싶은 사람은 울산시 환경정책과(052-229-6140)으로 신청하면 누구라도 가능하다.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