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단상

어릴 적 동네 어귀에 촘촘하게 쭉 쭉 큰키로 자라난 대나무 숲을 지나다 보면 바람에 일렁이는 댓잎 소리가 좋았고, 가끔씩 만져보면 미끈한 느낌이 좋아 대나무 밭 속에서 잎 사이로 비치는 해를 쳐다보기도 하고 마치 수도승이 된 것처럼 오래 머물기도 해 보았습니다.

그 때 마다 대나무는 곧은 성품인 지조와 절개를 상징한다고 들었는데 왜 이리도 나무에 마디가 많은지? 하고는 의문을 가져 보곤 했는데...

대학에 입학하는 큰아들, 중학생이 되는 둘째 아들, 초3이 되는 막내딸과 사소한 문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제대로 된 배움보다는 게임이나 인터넷 상의 글을 진리처럼 믿는 행동들로 인해 대나무가 왜이리도 많은 주름이 있는지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가정에서 보면 아이들이 자라다 실수와 잘못된 생각으로 고민거리를 안겨주기도 하고, 소위 말하는 사고를 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때마다 그 상처가 미끈하고 올바른 마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일은 어른들의 몫이고 사회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한창 문제가 되어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아동학대, 그리고 학교밖 청소년, 장기결석 아동, 데이트 폭력 피해자, 가정폭력 피해자, 노인·장애인 이 모두가 살아가는 동안 꼭 보살피고 배려해 나가야 사회적 약자이며,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관심과 대우를 받아야 할 대상으로 경찰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보호를 위해 5대 사회적 약자보호활동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큰바람이 불어도, 작은 바람이 불어도 부러지지 않고 마디마디 이쁜 모습으로 꿋꿋이 서도록, 일상의 미래인 아동 · 청소년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이 저마다의 얼굴로 싱그러운 댓잎 소리를 낼 수 있도록 경찰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글 / 기장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계장 이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