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린 시인은 지난 2015년 12월 22일 “저녁의 내부” 시집을 서정시학에서 출판했습니다. 이서린 시인은 “아직도 살아있다. 슬픈 식욕의 틈에서 저녁을 맞는다. 바람에 머리를 뜯기며 저수지에 오른다. 엄마는 여전히 웅얼거린다. 나를 사랑하는 얼굴들이 많아 견디는 시간, 밤과 낮처럼, 이중적인 나의 내부에서 잠시 커튼을 걷으며 당신께 첫 시집을 바친다.”라며 인사말을 했습니다.
이서린 시인, 저녁의 내부 시집 출간, 기념 인터뷰(우. 부울경뉴스 임재도 부산경남 본부장)
이서린 시인은 경남 마신 출생이며 1995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을 했으며, 2007년 월하지역문학상 을 수상했습니다. 현재 이서린 시인은 “경남시인협회 회원과 가향 동인이며, 문학치료 강사와 작은 밴드 멤버로 토크콘서트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이서린 시인의 “저녁의 내부” 시집 중에서 “기꺼이”, "저녁의 내부"를 소개하여 봅니다.
진달래였던가
멍울진 꽃잎이 산을 내려왔던가
돌아보면 마른 가지 언저리 먼지만 풀썩이던 비탈길에서
언제 저리 붉어졌는가
보이는 건 모두 저 꽃이다
질끈 감은 눈 속에서도 환장할 계절
내 안에 꼭 박힌 네가 죄라면
저녁의 내부
검은 자락 펄럭이며 몰려오는 구름
산이 지워지고 있다
죽은 고양이의 말라붙은 털이
풀처럼 돋아난 저녁
길인 듯 아닌 듯 헤드라이트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5번국도 삼거리
나는 아직 이 길이 어디에서 끝나는지 모르는데
겨우 눈 뜬 별을 따라가는 저 까마귀는
알고나 날아가는 것일까
누군가는 진통제를 막고 다시 밥을 짓고
누군가는 조문하러 집을 나서는 어두운 문밖
셀 수 없이 다녔던 이 길 위에서
바람에 일렁이는 세상을 본다
운전석 깊숙이 가라앉는 몸
삼거리 창고 앞을 지나는 개 한 마리
저기, 상향등으로 달려오는 트럭의 경적
저녁은 내부로부터 통곡하는 짐승같이
짐승같이
이성모 문학평론가는 “이서린 시인의 시에 대하여 시는 죽은 자에 대한 비탄이 아니며, 죽은 자로부터 도망을 치는 것이 아닐 뿐 아니라,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으므로 영원히 살아 있음의 세계에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김문주 영남대 교수(문학평론가)는 “가만가만 이 세계의 내부를 응시하는 이서린 시인의 시선에는 생의 슬픔이 가로놓여 있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