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학진 기장소방서 과장

이번 설 명절에는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과 일가친척을 방문할 때는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선물로 준비하여 방문할 것을 제안합니다.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이나 일가친척 대부분의 자녀들은 도시에서 직장 생활하거나 결혼 후 분가하여 아파트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으나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 세대는 아파트보다는 주택에 많이 살고 계십니다. 또한 부모님들이 거주하시는 집은 새로 지은 주택도 있지만 대부분이 오래 된 낡은 집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난방 수도 전기 가스 등 부대시설도 노후화 되어 생활의 불편함 뿐 만 아니라 화재에 대한 취약점이 노출되는 등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전국 화재 중 주택 화재 및 인명피해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2013년에는 40,932건의 화재가 발생하였으며 이 중 주택화재는 6,440건으로 15.7%를 차지하였습니다. 하지만 인명피해는 전체 사망자 307명 중 주택화재에서는 142명이 사망하여 46.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14년에는 전국 화재 42,135건 중 주택화재는 6,626건으로 15.7%를 차지하고 있으나 인명피해는 전체 325명 사망 중 주택화재에서 130명이 사망하여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전국화재 44,433건 중 주택화재는 6,781건으로 15.2%를 차지하고 있으나, 인명피해는 전체 253명 사망 중 주택화재에서 119명이 사망하여 47%를 차지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전체 화재에서 주택화재의 비중은 평균 15%를 차지하나 인명피해는 45%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사망자 대부분이 노약자로서 주택화재의 인명피해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가 필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소방당국에서는 주택의 화재예방을 위하여 2017년 2월 4일까지 모든 주택에 기초소방시설 즉,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개정(2014.1.7.)하였습니다.

단독경보형감지기에는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화재 발생 시 연기를 감지하여 자동으로 경보를 울리는 장치입니다. 설치 방법도 간단하여 누구나 쉽게 설치할 수 있고 가격 또한 저렴합니다. 거실과 방 등 구획된 실 천정에 설치하고 2~3년에 한번 씩 건전지만 교체해 주면 됩니다. 최근에는 건전지를 1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예로 2016년1월31일 오전 10시10분경 서울시 강서구의 한 단독주택에서 윤모(52세)씨가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소방당국에 구조되었는데... 단독주택 지하층에 사는 윤씨는 안방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을 시도했으나 인근에 사는 주민이 윤씨 집에 설치된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울리는 소리를 듣고 119에 신고하여 윤씨를 구조하였습니다.

미국방화협회(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의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1977년 주택에 단독경보형감지기 설치를 의무화 한 이후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절반 이상 감소했으며 화재피해 감소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발표 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70%가 거주하는 아파트는 건축 허가과정에서 필수 소방시설이 다 갖춰지기에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시에 거주하는 자녀들은 안전하고 편리한 시설을 갖춘 아파트에 살고 부모님은 상대적으로 시골에서 낡은 주택에 거주하는 현실은 자식 된 도리나 국민 정서상 맞지 않습니다.

이에 이번 명절에는 먼저 부모님 댁에 전화해서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구비되어 있지 않다면 소방기구 판매처나 인터넷으로 구매해서 설날에 고향 방문할 때 안전하게 설치해 드리면 어떨까요?

주택에도 안전을 위하여 최소한 기초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을 설치하도록 관련 법령에 규정되어 있는데 그 기초소방시설 없어 만약의 사고로 혹여 부모님이 다치거나 황망한 일을 당하면 자식으로서 두고두고 마음의 짐이 되지 않을까요?

주택에 기초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을 갖추는 것은 도로교통법 상의 보행자 우측통행 원칙과 같은 우리 일상생활의 기초질서이므로 이번 설에는 고향으로 가는 길에 손에 손에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준비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부모님께 효도하시길 바램하여 봅니다.
글 / 기장소방서 소방안전과장 정학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