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공중에 거대한 바위가 풍선처럼 떠 있고, 바위 꼭대기에 성城이 보일 듯 말 듯 얹혀있다. 르네 마그리트의 피레네의 성은 내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바위가 바다 속으로 풍덩 빠질 것 같아 아찔했다.
내 글쓰기는 그렇게 위태롭게 이어져 왔다. 마치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는 바위섬처럼, 또는 그것을 붙들고…….

첫 수필집을 내는 작가의 말이다. 작가의 이 말처럼 안 수필가의 글쓰기는 그동안 위태롭게 이어져 온 것 같다. 1996년 ≪성산문학≫ 대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이래 무려 10년 만에 내는 첫 수필집이다. 그러나 그동안 연마한 내공과 깨달음의 깊이는 더욱 깊어졌으리라. 

안순자 수필가가 첫 수필집 『양재천 풍경』을 출간하였다. 

chapter1. 혼자하기, 2. 주인공, 3. 환한 죽음, 4. 틈, 5. 목소리라는 소제목의 총 다섯 chapter, 48편의 글을 묶은 이 수필집에 대하여, 한국수필가협회 명예이사장 정목일 수필가는 ‘안순자의 첫 수필집에선 잘 드러나지 않는 마음의 경지와 깨달음을 담고 있다. 안순자는 한 방향에서 고정적인 시각으로 사물이나 인생을 바라보지 않고, 여러 관점에서 살펴보는 눈을 가졌다. 주제 면에서도 신변잡사에 얽매지지 않고 폭 넓게 보는 안목이 안정을 꾀하고 있으며 문장에도 절제, 압축, 여유가 있다.’ 평하고 있다.  

안 수필가의 이 수필집 「양재천 풍경」에서 그린 양재천의 풍경 일부를 소개한다.
‘양재천의 모습은 철마다 다르다. 저절로 피었다지는 야생초들이 이곳 이웃들처럼 소박하고 정겹다. 간밤에 내린 이슬이 개망초 풀잎에 소복이 앉아 마치 고운 소금을 뿌려놓은 듯 아침햇살에 반짝인다. ……(중략)……. 수 년 뒤 훨씬 쾌적해져 있을 양재천의 모습을 그리며 그만 이곳에 눌러 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는 창원에 내려와서도 서울의 양재천이 가끔 그립다.’

이 책은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경상남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제작비의 일부를 지원받아 출간되었다. 펴낸 곳 동학사, 값 12,000원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