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문인협회는 2015. 12. 7. 창원문화원 강당에서 「제1회 창원문학상」 시상식을 가졌다. 창원문학상은 창원문인협회가 창원시에서 활동하는 문인들의 창작의욕 고취를 위하여 매년 「창원문학」에 발표한 작품 중 가장 우수한 작품을 발표한 작가에게 수여하는 문학상이다. 올해가 그 첫해인 영예의 「제1회 창원문학상」 은 김승강 시인이 수상하였다.

좌측에서 첫 번째 창원문인협회 회장 김시탁 시인, 중간 창원문학상의 산파역을 담당한 김종두 시인, 세 번째 창원문학상 수상자 김승강 시인

영예의 수상자로 선정된 김승강 시인은 1959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나 경성대학교 중어중문학과와 경상대학교 대학원 중어중문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했고, 2003년 ≪문학판≫으로 등단하였다.

김승강 시인은 삶의 고단함과 아픔까지도 언어로 승화시키는 우직하고 순수한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시인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백혈병으로 투병하는 아내를 극진히 간호한 순애보를 간직하고 있다. 그런 아내를 몇 년 전 떠나보냈다. 아내를 향한 시인의 사랑에는 얼마나 깊은 고독과 외로움이 있었을까. 그 삶은 또 얼마나 고단하고 속으로 아팠을까. 그러나 시인은 내색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삶의 고단함과 내면의 아픔을 언어로 승화시키고 시로 정화시킨다. 그래서 시인이 대상을 바라보는 눈은 따뜻하고 정답다. 꾸밈이 없고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긴다.

시인은 2006년에 첫 시집 『흑백다방』을 출간하였다.

 ‘…… (전략) ……/ 얼마 전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매일 아침/ 삐꺽거리는 관절의 목제 계단을 올라가/ 이층에서 하루 종일 그림을 그리던 화가 주인을/ 제 세상으로 떠나보내고/ 피아노를 치는 둘째딸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중략) ……/ 엑스레이를 찍으면 골다공증을 앓고 있을/ 정겨운 이름 흑백다방’(이 시집에 수록된 대표시 「흑백다방」의 일부).

또 2011년에는 두 번째 시집 『기타치는 노인처럼』을 출간하였다.

두 권의 시집 모두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

2015년 제1회 「창원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시인의 작품 중 「북경프라이팬」 전문을 소개한다.

북경프라이팬

북경(프라이)팬이란 말을 처음 듣고 바로 북경팬을 샀다 물건을 받아들고 의식을 치르듯 나는 북경 북경 북경 하고 세 번 속으로 속삭였다 북경팬은 소문대로 검고 깊었다 나는 깊은 것을 원했다 깊은 것은 높은 것만큼 내게 맞았다 깊은 것은 내 실수를 넙죽넙죽 받아주었다 북경팬이므로 북경불도 생각할 수 있겠으나 북경불은 북경팬보다 신뢰가 안 갔다 북경불이 있다 해도 북경불을 받아들고 북경 북경 북경 세 번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사방이 북경팬처럼 검게 어두워지고 있었다 골목길이 길게 드러누웠다 네가 골목길로 들어선 것이었다 나는 비장한 심정으로 북경팬의 손잡이를 잡았다 나는 너를 기다렸다 나는 너인 나다 너인 나는 나인 너를 위해 가스불을 켜고 그 위에 북경팬을 얹는다 너인 나를 위해 북경팬에 기름을 두른다 양파와 감자와 당근과 시금치가 나인 너를 위해 북경팬으로 뛰어들고 부엌칼은 너인 나를 위해 날을 감추며 겸손해진다 나인 너를 위해 그 모든 것들을 깊게 결혼시킨다 너인 나를 위해 지지고 볶은 북경반점의 저녁이다.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