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가 없어서 아이들과 어떻게 겨울을 날까 고민했는데 김치에다 김치냉장고까지 받으니 가슴에 얹힌 돌이 내려간 기분입니다. 김치가 시어지면 항상 김치찌개를 끓여야 했는데 올해는 우리 아이들이 겨울 내내 아삭아삭한 김치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든든합니다.”

 지난 12월4일 오후 괴정1동 홀리트리지역아동센터에 김치와 김치냉장고가 배달되자 백운성(40) 센터장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건물 3층까지 직접 배달까지 나선 이들은 괴정1동 새마을협의회와 새마을부녀회였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김장나눔은 겨울철이면 연례행사처럼 지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저소득가정의 아동들을 밤까지 돌보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에도 김치가 배달되고 있지만 김치냉장고까지 갖추고 있는 곳은 드물다.

 홀리트리지역아동센터도 현재 19명의 아동들을 돌보고 있는데 해마다 김치후원을 받았는데 올해는 이마저 끊긴 상태였다. 후원처를 찾아 발을 동동 구르다가 결국 괴정1동 주민센터에 문의했고 김치 100포기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새마을지도자협의회와 새마을부녀회는 김치 지원을 약속하며 지난 여름 다대포해수욕장에서 파라솔 대여로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아이들의 컴퓨터를 교체해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김치를 보관할 장소가 마땅찮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김치 150포기가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326ℓ 김치냉장고(159만원 상당)를 구입해 전달한 것이다.

 새마을협의회 허정태(50) 회장은 “올해 처음으로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을 꼭 필요한 아이들에게 사용하게 돼 회원들 모두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하고는 아직 배달을 하지 못한 600여 포기의 김치를 저소득가정에 배달하기 위해 바쁘게 동 주민센터로 돌아갔다.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