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창영 해운대소방서장

언제가 우연히 본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가정 내 화재로 인해 화목하던 한 가정이 파괴되는 것을 보았다. 주택화재는 단순하게 물질적으로 한 가정에 손실을 주는 차원이 아니라 가족 개개인의 마음에도 평생 지우지 못하는 상처를 입히게 될 수 있다.

집안에서 탈출하지 못한 가족을 밖에서 기다리며 집이 타고 있는 모습을 넋놓고 지켜보던 그 사람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화재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내 일 같고 가음속에서 어떤 사명감이 차오르는 것은 소방관으로 살아온 직업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소중한 가정을 지키기 위한 즉 주택화재 예방을 위한 가장 좋은 방안은 무엇일까? 물론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필수적이고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기초소방시설 설치이다. 주택용 기초소방시설은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의미하는데 가정 내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2012년 개정된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2017년 4월 6일 까지 기초소방시설을 설치하여야 하며 설치기준은 소화기는 세대별, 층별 1개 이상을 설치하고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구획된 실마다 1개 이상 층마다 부착하여야 한다.

모든 가정에 소화기와 경보기를 배치하는 것만으로 화재 피해 시 초기대응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시설이 구비되어 있는 것만으로 시민들의 화재에 대한 안전의식이 함양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기초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된 만큼 우리집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제는 모든 가정에서는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적극적으로 설치해야 할 것이다.

겨울철을 맞이하여 각종 예방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지만 소중한 내 가정을 지키기 위한 주택소방시설에 대한 홍보가 무엇보다도 우선일 것으로 생각되며, “소화기1개, 경보기 1개가 생명을 9한다”라는 119를 활용한 이 슬로건이 전국민의 마음속에 자리 잡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해운대소방서장 정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