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승기 사하소방서장

2014년 5월 전남 장성군 어느 요양병원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대형 인명피해(사망 21명, 부상 8명)가 발생했다. 당시 화재가 확대된 원인 중 하나로 스프링클러 등 자동소화설비의 미설치로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또 다른 이유를 든다면 자위소방대의 미숙한 화재 대처 능력도 피해를 키운 원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2015년 9월 밀양시 소재의 노인전문 요양원에서는 간호사가 정전이 되고 비상벨이 울리자 화재가 났다고 판단, 먼저 119에 신고 후 수신기에서 화재가 난 위치를 확인하고 또 다른 간호사는 화재가 발생한 3층 발코니로 가서 소화기를 사용해 침착하게 화재를 진압했다 한다.

이렇게 초기대응이 가능했던 이유는 병원 직원들이 자체 소방계획을 세우고 평소 자신의 임무를 명확히 숙지하고 응급상황이 발생하자 매뉴얼대로 임무를 수행한 결과로 보인다.

건축물의 복잡 다양한 내부구조와 주변의 도로 사정으로 인해 화재진압 골든타임인 ‘5분’ 내에 소방관이 현장에 출동하여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하기란 현실적으로 무척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소방대가 현장에 출동하기 전 요양병원 등 노인시설 내부 종사자들에 의한 초기 화재진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물 내부에 설치된 옥내소화전, 소화기 등 소방시설을 잘 관리해야 하며, 자위소방대를 비롯한 직원들이 평소 자체 훈련을 실시하여 소방시설 사용법 및 환자 대피방법 등을 잘 숙지해 두어야 할 것이다.

직원들로 구성된 자위소방대는 소방계획서를 내실 있게 작성하여 분담된 임무를 철저히 숙지하고, 긴급한 순간에 자율적으로 신속히 대처하여 골든 타임내에 화재로부터 안전을 지키는 최고의 첨병 역할을 해야 하며, 이에 못지않게 최고 관리자의 관심 또한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장성 요양병원 화재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화재는 언제‧어디서나 예기치 못한 곳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평소 관계자들의 안전의식이 더해져 화재를 예방하고 개정된 법령에 따라 소방시설을 설치하고 관리한다면 우리 모두가 화재로부터 안전한 삶을 영위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글 / 사하소방서장 백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