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ater 낙동강통합물관리센터 박병우차장

‘가뭄’과 ‘장마’는 우리나라 기후 특성을 대표하는 용어 중의 하나이다. 두 기후현상은 옛날부터 있어왔던 자연현상이지만 최근 잦은 기상이변으로 피해 정도의 심각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현재 중부지방 중심의 가뭄이 그렇다. 이미 주요 댐과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물부족 국가인 우리나라는 댐건설을 통한 수자원확보로 웬만한 가뭄은 댐용수를 활용하여 그런대로 버텨왔지만 지독한 장기 가뭄 앞엔 속수무책이니, 물 전문 기관에 종사하는 필자로서도 조바심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부산·경남지역의 물 사정은 어떨까? 그나마 태풍의 직·간접적 영향을 더 받았던 낙동강 유역은 올해 사정이 나은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낙동강 상류의 안동댐과 임하댐, 중류의 합천댐과 남강댐, 그리고 하류의 밀양댐과 낙동강하굿둑까지 낙동강 유역에는 다행히 가뭄대비 물관리가 가능한 수자원 시설이 많은 편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낙동강에 설치된 다수의 다기능 보들로 인해 강물의 양이 대폭 증가한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 낙동강의 댐들은 지역별로 나뉘어 분포하고 있어 수자원의 지역적인 활용에는 효과적인 부분이 있지만 총 저수량은 소양강댐 하나에 필적할 정도로 댐들의 저수능력은 그다지 크지 않다. 지금 당장 물이 부족하지 않다고 해서 여유롭게 생각할 수만은 없는 이유이다. 이미 우리는 과거 1994년 극심한 혹서와 가뭄의 위협을 겪지 않았던가.

현재 정부는 가뭄극복을 위해 4대강사업으로 확보된 물을 가뭄지역으로 끌어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확충된 수자원 시설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었으면 한다. 이는 확보된 수자원을 가뭄으로 고통 받고 있는 지역에 공급함으로써 물 복지를 실현에 앞장서는 일이다.
가뭄을 극복하고 대비하기 위해서는 물관리 측면에서도 보다 과학적인 접근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낙동강의 많은 저수지와 다목적댐, 그리고 보들은 각각의 관리기관에 의해 각기 다른 자체 운영방식으로 개별 분산 관리되어 왔다. 이제는 통합적인 관점에서 이해관계자별 협의·조정을 통하여 보다 효율적인 물관리 방안을 찾아내 적용해야 한다. 그래서 물관리를 위한 사회적 비용도 줄이고, 급변하는 기후환경을 대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물 절약 실천을 이야기하려 한다. 올해처럼 가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물 절약만큼 사회적 비용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 물론 물 사용 습관을 바꿔 물 절약을 생활화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나, 물은 일단 부족하게 되면 재앙을 면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 항상 대비하고 관리해야 한다. 산업현장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항상 낭비적인 물 사용 습관을 되돌아보고 물 절약을 실천하는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 외부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취지와 다를 수 있습니다.
글 / K-water 낙동강통합물관리센터 박병우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