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 박상길 교수

낙동강하굿둑 개방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하굿둑 건설 이후부터 매년 계속되어 왔다. 특히 올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녹조현상이 일찍 나타나기도 하였다. 우리 속담에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라고 했는데 어느 새 수해보다 가뭄에 대한 피해에 민감해지고 있다. 가뭄과 장마는 지구가 존재하는 한 무시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여 왔다. 이에 대한 대책도 여러 측면에서 많이 검토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동강하굿둑의 개방은 장마나 가뭄때마다 매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개방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건설 이전과 같이 “수문을 완전히 개방해야한다” 또는 “수중보를 설치하여 부분적인 개방으로 기수역을 확보해야한다”는 취지에서 비롯하고 있다. 즉 수문을 개방하여 조석이 자유롭게 강을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이것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럼 왜 알고 있는 대책을 즉시 현실화 시키지 않는가? 여기에 대한 대답은 매우 간단하다. 수문을 개방하면 부산과 울산을 비롯한 영남권 일부지역에 현재의 낙동강 물을 공급하는 시스템이 기능을 상실하여 용수공급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개방을 하면 어떤 일이 예상되는가? 두 말할 것도 없이 이 지역은 제한급수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제한 급수로 인해 예상되는 모든 상황을 감수해야한다. 왜 제한 급수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는 아래에서 알 수 있다.

첫째, 낙동강하굿둑 건설은 조석에 의한 염수침투를 방지하여 공업용수와 생활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현재 부산시, 김해시, 양산시, 울산시로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이 수량의 일부를 충족할 수 있는 대체수원이 지금으로서는 전혀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일환으로 남강댐에서 원수를 공급 받는 대안을 세워 협의 중에 있다.

둘째, 2009년 낙동강 정비사업 이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굿둑을 개방하면 만조 때는 염수가 42km 떨어진 밀양강 상류까지, 간조 때는 23km 떨어진 경남 양산시 물금 취수장 인근까지 각각 침투하고 있는 것으로 검토되었다. 특히 이 경우 하굿둑에서 상류로 8㎞인 부산시 공업용수 취수장, 15.6㎞인 대저수문, 25.5㎞인 물금취수장, 그리고 44.5㎞인 김해시 창암 취수장까지 염수가 침투해 심각한 피해를 끼친다.

셋째, 왜 하필이면 하구에 수문을 설치하여 강을 가로막아 담수를 확보하고 있으며, 왜 수중보를 설치하여 수문을 부분 개방하여 염수침투를 방지 하고 있지 않는가? 하굿둑을 건설하여 취수원을 확보하는 방안은 취수원확보 방안 중에서 가장 확실한 방안이며 경제적이고 활용도가 매우 높다. 네덜란드 및 일본도 이러한 방법으로 취수원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 나고야시 근교의 나가라가와(長良川)하구둑과 와카야마시의 기노가와(紀川)하구둑은 낙동강 하굿둑을 모델로 삼아 건설하였다. 특히 나가라가와 하굿둑은 낙동강하굿둑이 갖는 지형조건과 비슷하다. 건설 이전에는 하구에서 15km 지점에 수중보를 건설하여 염수침투를 방지하여 이용하였지만 수중보가 염분침투방지 역할을 할 수 없어 수중보를 해체시켜 준설을 하여 하굿둑을 건설한 일예이다. 수문 일부를 개방하여 기수역을 조성하는 방안은 하류조위와 상류의 수문현상에 따라 매우 불규칙한 현상이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염수침투를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다.

넷째, 낙동강하굿둑을 장래에도 영원히 개방을 못하고 이대로 살아야 하는가? 아니다. 우리는 경제발전을 위해 우리 스스로 없애버린 자연에 대해 뼈아픈 경험을 하였다. 사람과 자연은 서로 공존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따라서 위에서 지적한 사항을 지금부터 하나씩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인내력이 필요하다.

기존 취수원의 안전한 이전과 추가수자원 확보 등의 대책수립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하굿둑 개방을 요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하굿둑을 현 시점에서 개방하면 이지역의 공업발전은 1980년 이전의 규모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또 제한 급수로 인해 밤잠을 잘 수 없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적으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수문개방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숙고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글 / 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 박상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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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