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인 서면일대를 가로지르는 낡은 철도를 지하화 하자는 캠페인에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이 똘똘 뭉쳤다. 이들은 특히,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경전선 복선전철(부전∼마산 구간) 사업 중 기존 지상선로를 그대로 활용하려는 부전∼가야조차장 2.2㎞ 구간부터 당장 지하화 할 것을 촉구했다.
부산시민사회단체총연합을 비롯해 부산시민재단·부산YMCA·부산YWCA·부산서면포럼·서면도심철도지하화추진위원회·그린닥터스·부산여성단체협의회·한국여성소비자교육연합부산지부·한국부인회부산지부·피해지역아파트연합·부산평화교회·천주교서면성당·조계종 천룡사 등은 서면 도심철도 지하화를 위해 ‘부산 도심철도지하화 범시민추진위원회’(범시민추진위)를 구성하고, 10월 6일 오후 2시 부산시의회 기자실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가진다.
범시민추진위는 공동대표에 이종석 부산시민사회단체총연합 의장, 박희두 부산시민재단 이사장, 신관우 부산YMCA 이사장, 하선규 부산YWCA 회장, 김호남 부산서면포럼 상임대표, 이형숙 서면도심철도지하화추진위원회 총괄위원장,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 최명희 부산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김기묘 한국여성소비자교육연합 부산지부 회장, 박재관 피해지역아파트연합 회장, 임영문 부산평화교회 담임목사, 오용환 천주교 서면성당 주임신부, 효종스님 조계종 천룡사 주지스님 등을 내세웠다. 범시민추진위는 실무를 총괄하게 될 상임위원장에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 상임위원으로 장보권 부산여대 교수 등을 선임했다. 오문범 부산YMCA 기획실장이 범시민추진위 사무처장을 맡게 된다.
범시민추진위 정근 상임위원장은 이날 발족 기자회견문을 통해, “철도가 부산의 심장부를 관통함에도 불구하고 부산의 도심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며 소음, 진동 등 숱한 피해도 인내해 왔다.”면서 “특히, 소위 ‘철의 삼각지’로 불리는 부전에서 가야조차장 구간 2.2km 주변지역 주민들의 고통은 상상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철의 삼각지’ 지역엔 지금도 수백 가구의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위급상황 시 소방차조차 진입할 수 없을 정도로 외부와 철저히 고립돼 있는 실정이다.
범시민추진위는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경전선 부전~마산 간 복선전철화 사업계획에서 이 철의 삼각지 지역이 배제돼 있는 것이 드러나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부산 최대 도심인 부전∼가야조차장 구간은 기존 선로를 활용해 지상화하고,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사상 지역은 물론 사상~강서 에코델타시티에 이르는 구간은 지하화 하고 있다. 심지어 낙동강 통과 구간까지 강바닥으로 설계돼 있는 것으로 확인돼 서면 도심지역 주민들이 “우리가 낙동강 철새보다 못한 존재냐?”고 분노하고 있다.
이런 도심철도 주변 주민들의 사정을 청취한 범시민추진위는 이 구간 지하화에 앞서 당장 해당 구간 공사부터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부전~마산간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의 공사를 중단하고, 부전~가야조차장 2.2km구간에 대해 지하화를 위한 설계변경 절차에 즉각 돌입하라는 것. 현재 ‘부전~가야조차장’구간 지상 통과를 포함하여 경전선 복전전철화 사업은 공정률 3%를 기록하며 진행 중이다. 범시민추진위는 “공사가 본격화되면 설계변경과 주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힘듦으로 충분한 기술적 재검토와 주민들이 납득할 때까지 공사 중단을 요청하고, 설계변경을 위한 절차에 들어갈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범시민추진위는 또 범시민추진위원회와 공동으로 기술적 타당성 검토를 위한 협상창구를 즉각 구성할 것으로 철도당국에 제안했다.
부전~가야조차장 2.2km구간에 대해 기존철로 활용계획은 지하화를 위한 기술적 불가능성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범시민추진위원회는 그간 검토한 결과 충분히 지하화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스마트레일주식회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무작정 불가능을 말할 것이 아니라 범시민추진위원회의 방안을 공동으로 검토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함께 실측하자고 강력히 촉구했다.
부산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며 고리원전 1호기를 멈추게 했던 이들 범시민추진위는 도심철도 지상통과 역시 도시발전을 저해함은 물론 시민안전을 심히 위협한다고 내다본다. 당연히 부산시가 도심철도 지하화 문제에 적극 개입하라고 촉구한다. 부산시는 이미 지난 100년간 무작정 희생을 참아온 주민들의 문제를 단순히 작은 지역의 문제로 치부하거나 중앙부처의 권한으로 외면해서는 안 된다면서 지역 정치권과 힘을 합쳐 도심철도 지하화를 반드시 관철시키라고 했다. 범시민추진위는 도심철도 지하화가 관철될 때까지 시민사회의 역량을 총결집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범시민추진위 이종석 공동의장은 “도심지에서 하늘을 향해 뻗어나간 육교나 전신주는 더 이상 근대화를 상징하진 않는다. 콘크리트 숲의 살풍경일 뿐이다. 하물며 지상으로 통과하는 도심의 낡은 철도는 사람다운 삶을 어렵게 한다. 시속 수백 킬로미터를 내달리는 고속열차에다 엄청난 무게의 화물열차까지 도심지를 질주하는 것 또한 삶의 질을 고려한다면 사라져야 할 도심의 살풍경일 따름이다. 도심철도 지하화는 삶의 질의 문제다. 정치인이 무책임하게 이랬다저랬다 말해서 될 게 아니다. 공사중단 조치가 선행되지 않는 한 ‘지하화 총선 공약’은 허언에 불과하다. 부산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도심철도는 지하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시민추진위는 부산도심철도 지하화 문제를 협의하자며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면담을 요청한데 이어 앞으로 부산시민공원 등 시민들이 많이 밀집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부산 도심철도 지하화 문제를 설명하고 시민동참을 유도하는 게릴라 정책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오는 10월 17일 오후 5시 부산시민공원 남문 정문 일대에서 첫 게릴라 설명회를 갖는다. 범시민추진위는 이날 설명회에 앞서 이종석 공동의장 등 임원들을 모시고 부전역 등 부산 도심철도 주변을 둘러볼 예정이다.
부산도심철도 지하화 범시민추진위원회 발족 기자회견문
부산 시민 모두의 염원이었던 도심 철도 시설 재배치 사업이 본격화를 앞두고 있다. 대한민국 발전의 토대이자 부산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철도시설에 대한 상징성으로 시민들은 지난 100년을 참아왔다. 오랜 기다림 끝에 도심에 위치한 철도시설을 외곽으로 이전하고, 민간투자를 통한 개발계획이 시작되면서 부산의 도심이 새로운 변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철도시설로 인한 희생과 아픔을 고스란히 가슴에 안은 채 지나온 지역이 있다는 사실을 많은 시민들은 알지 못한다. 그곳은 소위 ‘철의 삼각지’로 불리는 사상에서 부전역 구간 2.2km 주변지역이다. 경부선과 동해남부선, 그리고 부전선으로 이어지는 이 구간은 부전~마산 간 복선전철화 사업계획에서도 소외되고 있다. 가야조차장~ 사상 구간, 많은 비용과 난공사가 예상되는 사상~강서 에코델타시티 구간은 모두 지하화하면서 유독 사상에서 부전역 구간에 대해서는 기존철로를 이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그 이유에 대해 철도당국은 기술적인 이유와 활용성을 예를 들고 있지만, 복선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징후는 단순하지 않다. 시속 250km 이상의 고속철도가 상설화 될 것은 명백하다. 정부 계획에 의하면 2011년부터 전국을 동서남북으로 연결해 주요 도시간 2시간 내에 연결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부산과 광주도 예외는 아니며, 그럴 경우 지하화에서 제외된 사상~부전 구간 주민들의 피해는 말할 필요가 없다.

부산도심철도 지하화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이미 이 구간의 지하화와 관련하여 다양한 기술적 검토를 거친바 있다. 정부나 철도당국이 말하는 기술적 이유와 달리 충분히 가능하다는 여러 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자사업이니,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느니 주장하는 것은 이 지역 주민에게 이중 삼중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철의 삼각지’ 지역엔 지금도 수백 가구의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위급상황시 소방차 조차 진입할 수 없는 실정이다.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지하화를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결성한 이유는 간단하다. 이 문제는 단순히 특정지역의 문제로 치부될 수 없고, 우리나라 근대화 과정의 아픔을 겪은 지역에 대한 최소한의 회복을 위한 당연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도심철도 지하화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아래와 같이 현안 해결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내용을 요구하는 바이다.

첫째, 부전~마산간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의 공사를 중단하고, 부전~가야조차장 2.2km구간에 대해 지하화를 위한 설계변경 절차에 즉각 들어갈 것을 촉구한다.
현재 ‘부전~가야조차장’구간 지상 통과를 포함하여 경전선 복전전철화 사업은 공정률 3%를 기록하며 진행 중에 있다. 공사가 본격화되면 설계변경과 주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힘듦으로 충분한 기술적 재검토와 주민들이 납득할 때까지 공사 중단을 요청하고, 설계변경을 위한 절차에 들어갈 것을 강력히 요청하는 바이다.

둘째, 범시민추진위원회와 공동으로 기술적 타당성 검토를 위한 협상창구를 즉각 구성하라.
부전~가야조차장 2.2km구간에 대해 기존철로 활용계획은 지하화를 위한 기술적 불가능성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범시민추진위원회가 검토한 내용에 따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검토안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레일주식회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무작정 불가능을 말할 것이 아니라 범시민추진위원회의 방안을 공동으로 검토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함께 실측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셋째, 부산시와 지역정치권은 주민들의 아픔에 대해 외면하지 말고,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라.
부산시는 건설교통부의 눈치를 더 이상 살피지 않기를 바란다. 주요 시설이 외곽으로 이전한다고 도심철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철도의 변화는 100년을 기다려야 하는 문제다. 부산시는 이미 지난 100년간 무작정 희생을 참아온 주민들의 문제를 단순히 작은 지역의 문제로 치부하거나 중앙부처의 권한으로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다. 아울러 지역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를 정치적 문제로 이용하거나 해당 지역만의 문제로 유불리를 따지지 않기를 바란다. 한 번이라 이 지역 현장을 보게 되면, 왜 지하화가 필요한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도심철도 지하화 범시민추진위원회는 ‘부전~가야조차장’ 2.2km 구간의 지하화가 이뤄질 때까지 모든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또한 보다 많은 시민들과 단체들이 힘을 모아 우리 지역의 역사적 아픔을 넘어 미래 부산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힘을 모아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부산시를 비롯한 한국철도시설공단, 그리고 지역의 정치권 모두의 적극적 관심을 요청하는 바이다. 단순히 안된다가 아니라 가능한 방안이 무엇인지 함께 논의하기를 다시 한 번 정중히 요청하며, 만일 이러한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사 강행과 무응답으로 일관할 시 범시민추진위원회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을 천명하는 바이다.

2015년 10월 6일
부산도심철도 지하화 범시민추진위원회

부산시민사회단체총연합회 부산시민재단 부산YMCA 부산YWCA 부산서면포럼 서면도심철도지하화추진위원회 그린닥터스 부산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소비자교육연합 피해지역아파트연합 부산평화교회 천주교서면성당 조계종천룡사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