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애 회장

가족 중 급성기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데, 퇴원시 영수증을 받아보고는 깜짝 놀랐다. 입원 시 본인부담금이 20%이고 암 등 중증질환자, 희귀난치성 질환자는 5~10%만 부담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청구되었다. 확인한 결과 선택진료비, 차액병실료, 기타 비급여 금액 등이었는데, 가족입장에서는 여기에 더해서 간병비도 큰 경제적 부담이 되었다.

다행히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간병인 없는 병동을 시범운영하고 있고 올해는 이를 확대 운영한다고 한다. 이를 포괄간호서비스라고 하는데, 포괄간호서비스는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보호자나 개인 고용 간병인이 필요 없도록 간호인력에 의해 각종 입원서비스가 제공되는 서비스다. 간호사가 입원 병상의 전문 간호서비스를 24시간 전담하고 간호조무사는 간호사와 함께 보조 역할을 수행해 개인적으로 간병인을 두거나 보호자가 환자를 돌보지 않고도 입원생활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 일명 ‘보호자 없는 병원’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가 지난해 포괄간호서비스로 이름이 변경됐다. 전문적인 간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안전한 병실 환경이 조성된다는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입원환자의 19%는 간병인을 쓰고, 35%는 가족이 담당한다. 가족이 간병할 경우 전문적인 간병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을뿐더러 병실 한쪽에서 쪽잠을 자야 하는 가족의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크다는 문제가 있었다. 전문 간병인을 고용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 문제였다. 간병인을 하루 고용하는 데 평균 7만 원가량이 든다. 고려대 의대의 연구에 따르면 간병비용은 환자 1인당 연 275만 원으로 입원비(231만 원)보다 더 많이 들었다. 전체 간병비용이 연간 3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될 만큼 환자를 둔 가족들에게 큰 부담이었다. 포괄간호서비스가 제공되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 이 같은 간병 부담이 줄어든다.

또한 2013년도와 2014년도 실시한 시범사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포괄간호서비스를 이용한 환자 보호자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다. 우선 간호시간이 1.7배로 늘면서 욕창 발생이 5분의 1로 줄었다. 낙상 사고도 19% 감소했다. 전문가가 간병하면서 서비스 질이 높아진 것이다. 또 음식 먹이기가 1.3배, 목욕(피부간호)이 1.6배, 구강 간호가 1.9배씩 서비스 횟수가 늘었다. 특히 안전사고 예방·위생 관리 등이 좋아졌다. 환자의 85%가 다시 이용하고 싶다거나 주위에 권고하겠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환자 관리는 물론 가족의 부담도 크게 줄었다. 대부분 가족이 간병해야 해 가족 간 불화를 겪던 보호자들이 간병서비스에 대해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렇게 좋은 제도지만 부산에서는 온 종합병원만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내가 거주하고 있는 부산금정구에는 신청한 병원이 없다고 한다. 간호인력 부족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사적 간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큰 부담과 입원서비스 질 저하 우려 등 간병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이제도가 시범사업을 거쳐, 조기에 본사업이 시행․정착되길 기대해본다.
 

글 / 한국여성연맹부산금정지부 최성애 회장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