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회유치원장 표정윤 교육학 박사

또래 친구를 만든다는 것은 우선 서로를 탐색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친구를 만들 때는 항상 약간의 충돌이 있기 마련이다. 쉽게 웃어넘길 수 있는 상황에서부터 사태를 악화시키는 상황까지 다양하다. 친구 만들기를 어렵게 하는 아이의 행동을 따라잡아 보자! 친구를 자꾸 때려요! 언어 발달이 아직 미숙한 2세 전후의 아이들은 화가 나거나 관심의 표현을 말로 하기보다는 밀거나 때리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놀이를 하는 도중 때리거나 무는 행동을 했을 때 상대 아이와 부모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과도하게 화를 내거나 야단을 치지 않는다. 그런 행동을 보일 때마다 단호하고 강한 어조로 “친구를 때리는 것은 나쁜 일이야! 지민이 장난감을 만져서 화가 났어? 같이 나누어 갖고 놀아야 더 재미있어!”또는 “친구가 장난감을 주지 않았구나! 그럴 때는 ‘친구야, 같이 갖고 놀자!’라고 이야기 해봐!”라는 식으로 때리는 행동 이외의 대안을 반드시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맞은 친구에게 반드시 사과하도록 한다. 자신의 행동을 책임질 줄 아는 것도 사회적 기술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친구에게 자꾸 나쁜 말을 해요!
또래나 형, 언니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이 바보야! 멍충아! 너 죽어!” 같은 욕이나 나쁜 말들을 툭툭 내뱉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따라서 지껄이다가 나중에는 친구를 놀리거나 괴롭히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아이들에게 짤막한 동화나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준다. 나쁜 말을 자주 쓰다보면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진다는 이야기 또는 투명한 유리 컵을 가져다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민서야, 이 컵에 물을 담으면 무슨 컵이 될까?” “물컵이요!” “그럼 이 컵에 주스를 담으면 무슨 컵이 될까?” “주스컵이요!” “그렇지. 우리 입도 똑같아 민서가 예쁜 말을 하면 예쁜 사람, 예쁜 입이 되지만, 미운 말 나쁜 말만 골라서 하면 미운 사람, 미운 입이 되는 거야!”라는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다.

친구 장난감을 자기 것이라 우겨요!
만 2세 전후의 아이들은 아직 소유 개념이 분명하지 않아,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은 무조건 자기 것이라고 우기는 경향이 있다. 막무가내로 뭐든지 자기 것이라고 우기는 아이에게는 친구와 장난감을 바꾸어 쓸 수도 있다는 개념을 심어주어야 한다. “준영이가 지우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싶구나! 그럴 때는 이렇게 빼앗는 것이 아니라 ‘친구야, 나 좀 빌려줄래?’ 이렇게 물어보는 거야!”라고 소유의 개념을 분명히 알려준다. 다른 친구 것을 가지고 놀고 싶을 때는 빌려달라고 해야 한다고 가르쳐야 한다. 물론 한두 번의 설명으로 아이의 행동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반복적인 설명이 이후 사회적 기술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 두자.

자기 것은 절대로 빌려주지 않아요!
자아 개념이 생기기 시작하면 자신의 물건에 대한 애착이 강해져 잠깐이라도 다른 친구에게 빌려주는 것을 마치 물건을 빼앗기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엄마의 입장에서는 친구에게 나눠주는 것이 올바른 행동이라고 생각해 억지로라도 아이로부터 물건을 빼앗아 나눠주는 행동을 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강압적인 엄마의 태도는 아이를 더 욕심쟁이로 만들 수 있다.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 좋다.
“지원아, 친구가 장난감을 한 번 빌려달라고 하는데, 빌려줄까?” 싫다고 하면 “지원이도 친구 장난감을 갖고 놀고 싶을 때 친구가 빌려주지 않으면 기분이 어떨까?” “지원이가 소꿉놀이를 빌려주면 친구도 병원놀이를 빌려준다고 하는데, 그래도 싫어?”라는 식의 설명을 해주면서 아이 스스로 빌려줄 것인지 결정하도록 유도해 준다. 만일 끝까지 싫다고 하면 “오늘은 소꿉놀이를 빌려주기 싫구나! 그럼 다음 번에 빌려줄 수 있지? 하지만 친구가 속상하겠네. 대신 다른 장난감을 빌려주면 어떨까?”라며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 주되 자신의 행동으로 상대의 기분이 어떨지, 대안 행동이 있는지 반드시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차례를 안 지켜요!
놀이터에서건 놀이방에서건 언제나 자기가 먼저라고 우기는 아이인 경우 또래 친구들과 마찰이 생길 가능성을 많이 가지고 있다. 만 3세 정도가 되어야 차례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만 3세 이전에는 ‘차례차례’나 ‘번갈아가며’라는 뜻을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따라서 만 3세 이전의 아이라면 되도록 여럿이 함께 하는 놀이 상황에서는 같은 장난감을 모두에게 하나씩 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기회가 생길 때마다 차례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아까는 지영이 차례였지? 이번에는 친구 차례니까 지영이가 잠깐만 기다려주자. 그러면 지영이도 금방 다시 해 볼 수 있을거야!”라며 설명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친구의 잘못을 자꾸 고자질해요!
서너 살쯤 되면 아이들은 웬만한 상황은 말로 이야기할 수 있는 언어적 능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어떤 행동이 칭찬 받고 어떤 행동이 나쁜 행동인지에 대한 판단기준도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된다. 자신이 벌을 받지 않기 위해서, 칭찬을 받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잘못이라고 핑계를 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럴 때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엄마, 지윤이가 때렸어요!”,“정우가 나쁜 말을 해요!”라고 이야기할 때 과민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왜 지윤이가 때렸을까? 화가 많이 났는가 보구나! 그래서 상희는 어떻게 했니?”“똑같이 때리면 나쁜 사람이 되는 거야! 그럴 때는 ‘때리지마!’라고 이야기해보는 것은 어떨까?”, 만일 아이가 잘못을 한 상황이라면 “상희가 지윤이에게 잘못을 했구나! 먼저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면 지윤이도 때려서 미안하다고 할거야!” 문제 상황의 원인과 결과를 아이 스스로 생각해 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친구들 틈에 끼지 못해요!
아무리 엄마가 열심히 또래 친구들 가까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도 항상 어울리지 못하고 주변에 서성거리는 아이들이 있다. 놀이터나 모임에서 물끄러미 멀리서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볼 뿐 가서 같이 놀자는 이야기도 못하고 누가 놀자고 해도 엄마 뒤로 숨어 버린다. 이런 아이라면 많은 아이들의 또래 속에서 노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한두 명의 아이와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맛있는 딸기를 친구들과 함께 나누어 먹으면 어떨까? 규원이가 ‘같이 먹자!’라고 이야기하면 친구들이 좋아하겠다”라는 식으로 아이가 친구에게 말을 걸 수 있는 ‘거리’를 준비해 준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즐겁고 재미있다는 경험을 해 봐야 다음 번에도 함께 놀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글 / 세화유치원 원장 표정윤 교육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