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환 경남도의원

얼마 전 50대 지인에게 들은 힘든 상황이 남의 일 같지 않다.
모 대학병원에 노모가 입원하여 하루에 8만원 이상 하는 개인 간병인을 두기에는 입원비에다 추가로 드는 간병비가 부담이 되어 낮에는 아내가 간병을 하고, 퇴근 후 저녁에는 본인이 간병을 하고 있단다. 며칠 동안 병원에서 밤을 새다 보니, 이제는 아들인 자신의 몸도 같이 아플까 걱정된다는 말에 건강을 잘 챙길 것을 당부했다. 이렇게 보호자 가족들이 덜 고생하려면 한 달에 200만원이 넘는 간병비용을 부담하느라 돈으로 고생해야 한다.

이처럼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생겨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가족이 간병을 하거나 간병인을 고용하는 등 간병 문제를 사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다르면 한 해 동안 국민들이 간병비로 부담한 금액이 무려 2조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러한 국민의 간병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에서는 2013년 7월부터 입원서비스에 간병을 포함해서 제공하는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2015년 올해부터는 포괄간호서비스를 건강보험 수가에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3월 현재 전국 27개 병원이 참여하여 운영하고 있다.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 참여병원은 현재의 간호 인력을 2배 수준으로 증원하여 환자중심의 쾌적하고 안전한 병실환경과 간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포괄간호서비스의 건강보험 시범적용으로 인하여 환자는 기존에 개인 간병을 고용하는 경우 1일 7~8만원 이상 간병비용을 부담하던 것을 1일 입원료로 3,800원~7,450원만 추가로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대폭 줄어들 뿐만 아니라, 이용해 본 환자 10명 중 8.5명~8.6명이 주위에 권유하거나 다시 이용할 의사를 표하고, 환자나 보호자도 일반병동보다 10%이상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에서 시범사업 참여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간호사 1명당 환자 25명에서 간호사 1명당 환자 10~12명을 맡으려면 간호 인력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충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간호인력 수급이 어렵고, 또한 병실환경 개선 등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공단에서는 모든 병원들이 포괄간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간호수가체계의 개선, 간호 인력에 대한 근로조건 개선, 부족한 간호 인력의 확충 등의 과제들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한편 경남도에서도 핵가족 및 맞벌이 부부 증가 등으로 인한 간병서비스 수요증가와 간병비 부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도민들의 간병 걱정을 해소하기 위하여 ‘365안심병동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365안심병동사업은 2010년 시범사업을 거쳐 2012년부터 도내 전시군으로 확대되어 2015년 올해에는 함안군, 산청군을 제외한 16개 시․군, 18개 의료기관에 56병실, 329병상을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경남도에 주소를 둔 65세 이상자와 기초생활 수급자 등은 도내 지정 의료기관 어디서든 이용이 가능하다.

경상남도는 지난 해 11월 365안심병동 사업 수혜자 1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 119명이 응답해 주었는데, 이중 92명(77%)이 만족, 보통 25명(21%), 기타 2명(2%)이며, 또한 향후 입원시에도 108명(93%)이 간병서비스를 받기를 원한다고 답하였다
경남도에서는 365안심병동사업을 포괄간호서비스가 정착이 될 때까지 도내 환자 및 보호자에 대한 사회적·경제적 간병 부담을 덜어주고,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아무튼, 간병비 부담을 덜어주는 포괄간호서비스의 정착을 위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지만, 앞의 사례처럼 우리 주위에 가족의 간병 부담으로 힘들어하는 도민들이 많음을 잊지 않고, 정부와 공단, 의료계가 함께 노력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족들의 질병으로 발생하는 여러 짐들을 안고 있는 도민들의 어깨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 줄 수 있는 양질의 포괄간호서비스가 많이 제공되기를 기대한다.
 

글 / 정재환 경남 도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