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구청장 백선기)는 7일 오후 3시 해운대구 문화복합센터 2층 구민홀에서 ‘제1회 해운대구 효행대상’ 시상식을 가졌다.
영광의 수상자는 ‘효행대상’ 정기수 씨(우1동), ‘화목다문화상’ 레티옥디엔 씨(반송2동), ‘모범청소년상’ 정경수 군(가명·재송1동) 등 3명이다.
정기수 씨는 지극한 정성으로 시어머님을 봉양하고 마을 어르신에게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레티옥디엔 씨는 화목한 가정의 주부로서 앞으로 이민자들의 멘토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조부모와 사는 정경수 군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밝게 생활하며 한걸음 한걸음 자신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어 주변의 귀감이 되고 있다.
해운대구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웃어른을 정성으로 섬겨 주위로부터 칭송받는 주민을 발굴, 시상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경로효친 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 효행상을 제정했다. 그동안 관내 공공기관장, 단체장에게 추천받아 공적내용을 검토한 후 현지조사, 공적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
백선기 구청장은 “우리 민족의 미풍양속인 효행의 전통을 되살리기 위해 효행상을 제정하게 됐다.”며 “모범 사례를 널리 알려 사람된 도리와 가정의 의미를 전파하고 화목하고 행복한 해운대를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지극정성으로 시어머니 봉양 (효행대상 정기수 씨)
나는 63살의 평범한 주부이다. 고향은 언양이고 시집 온 후 지금까지 우동에서 살고 있다. 우리 가족은 나와 남편, 87세인 시어머니 그리고 아들, 며느리, 손자 등 모두 6명으로 4대가 함께 살고 있다.
나는 1976년 23세 어린나이에 종갓집 맏며느리로 시집왔다. 시댁에는 시부모님, 고등학생인 시동생, 초등생인 2명의 시누이가 함께 살고 있었다.
낮에는 어머니와 함께 농사일을 하고 저녁에는 철물점을 봐야 했다. 농번기에는 논에 모도 심고 김도 메고 식사준비에다 집안일도 해야 했다. 틈틈이 시누이 공부도 가르치고, 저녁에는 당뇨와 혈압으로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의 팔 다리를 주물러 드리기도 했다. 어머니 팔 다리를 주무르다 꾸벅꾸벅 졸기도 많이 했다.
세월이 흘러 아버님은 식도암으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고 그 때 아버님께 하지 못한 말이 있는데 지금 용기내 해 보려고 한다. "아버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나는 30년 전부터 틈틈이 시간을 내서 여러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의 이발 봉사를 해 드리고 있다. 곱게 이발을 해드리고 나면 고맙다고 홍시랑 고구마도 챙겨 주셨고 돌아오는 길은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요즘은 이발 봉사 뿐 아니라 음식을 만들어 경로당에 가끔씩 가져다 드린다.
우리 집안의 기둥인 어머니 이야기를 좀 하면 어린 나이에 시집오셔서 아무것도 없던 살림을 일으킨 정말 훌륭하신 분이다. 이런 어머니가 20년 전 갑자기 뇌졸중을 앓게 돼 큰 충격이었다.
어머니께는 부족한 며느리일지 모르지만 어머니를 공경하는 마음으로 보살피고 어르신들께도 봉사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사랑스러운 며느리 될게요 (화목다문화상 레티옥디엔 씨)
 

나는 22년간 베트남에서 살다가 2010년부터 한국 며느리로 살고 있다.
남편과 시부모님은 너무나 마음이 따뜻한 분들로 내가 빨리 한국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음식을 가르쳐 주셨고, 부산의 여러 곳을 다니면서 한국문화를 빨리 배울 수 있게 도와주셨다.
결혼한 지 1년 만에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로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시부모님의 따뜻한 배려로 온가족이 친정인 베트남을 방문했다.
눈물이 쏟아질 만큼 고향이 반가웠고 건강한 가족을 만나니 너무나 기뻤다. 베트남의 가족들은 시부모님이 나를 딸처럼 챙겨주는 모습을 보시고는 행복해하셨다.
우리 시부모님은 항상 인자하고 배려를 아끼지 않는 어른이시다. 베트남과 다른 한국의 건조한 날씨로 출산 후 몸이 자주 아플 때면 보양식도 챙겨주시고 병원도 항상 함께 가주시면서 남편보다 더 옆에서 알뜰히 챙겨주셨다.
이렇듯 남편과 시부모님이 따뜻하게 대해 주는 만큼 나도 우리가족이 더욱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한글공부도 열심히 하고 다문화센터 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한국에 온 것과 남편을 만난 것이 너무나 잘한 일인 것 같다. 시부모님과 따뜻한 이웃이 있어서 행복하다.
더 열심히 한국을 공부해 사랑스러운 며느리이자 아내, 자랑스런 엄마가 되고 싶다. 그리고 결혼 이민자들의 멘토 역할도 꾸준히 하고 싶다.

나의 까막눈 엄마, 틀니 아빠 (모범 청소년상 정경수 군)
 

오늘도 알람이 울린다. 어제 밤 예약취사를 해놓은 전기밥솥이 아침밥이 다 됐다며 추를 움직이는 소리는 매일 아침 나의 잠을 깨우는 기상 알람이다.
핸드볼을 하는 나의 여동생은 밥을 안 먹으면 달릴 기운이 없어 꼭 아침밥을 챙겨 먹여야 한다. 곧 청소년 국가대표를 뽑는 시합이 있다 하니 동생을 위해 나는 아침잠을 포기한다.
우리 엄마는 중국에서 왔다. 내가 네 살 때, 동생을 낳은 엄마는 몸조리도 하지 않은 채 어디론가 떠났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엄마는 이제 그리운 건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다.
우리 아빠는 좋은 회사에 다녔다. 그런데 노조활동을 시작하면서 회사와 갈등을 빚었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아빠는 어느 날 우리를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맡기고 사우디라는 나라에 돈을 벌러 가셨다. 아빠는 일년 후에 집으로 오셨다. 더운 나라에서 일해서인지 얼굴이 새까매졌고 많이 피곤해 보였다. 아무래도 몸이 이상해 병원을 찾았고 간암말기 판정을 받으셨다. 수술을 하면 괜찮아진다고 걱정말라고 하시던 아빠는 수술 날까지도 기다리지 못하고 우리 곁을 영영 떠나버렸다. 항상 멀리 떨어져 지냈던 아빠지만 이 슬픔은 좀 오래 갈 것 같다.
우리 까막눈 할머니. 할머니의 가장 행복한 얼굴은 내가 초등학교 때 처음 상을 받아왔을 때다. 무슨 상인지 내용도 모르고 그저 웃으시던 할머니. 나는 상장 내용을 몇 번이고 읽어드렸다.
아랫니가 없어서 맛있는 걸 잘 못 드시는 우리 할아버지. 글 모르는 할머니 챙기랴, 운동하는 어린 내 동생 챙기랴. 할아버지는 아플 틈도 없으시다.
아빠가 우리 곁을 떠난 지도 벌써 5년, 세월이 갈수록 슬픔의 깊이도 얕아졌다. 생각해보면 내 곁엔 항상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셨고, 할아버지가 나의 아빠고, 할머니가 나의 엄마셨다.
나의 까막눈 엄마, 틀니 아빠.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다. 지금 나에게 가장 간절한 소원 하나는 나의 늙으신 엄마, 아빠가 오래오래 사시는 것이다. 내가 차곡차곡 만들어가는 성공한 나의 내일을 두 분이 꼭 함께 하실 수 있기를 바란다.
 

부울경뉴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