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 염포동 주민 정해동(66세, 남) 씨가 19일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가진 제4기 국민추천포상 시상식에서 국민포장 표창을 받았다.
이번 포상으로 정 씨는 23세였던 1972년부터 지금까지 염포동 뒷산에 총 7000여 그루의 소나무를 심고 가꿔온 숨은 공로를 인정받게 됐다.
국민추천포상은 사회 곳곳의 숨은 공로자를 국민들이 직접 추천하여 포상하는 제도로 2011년에 처음 도입,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정 씨가 받은 국민포장은 국민훈장 다음가는 훈격이다. 정 씨는 2012년 산림사업 유공자로 울산시장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 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소나무 땔감을 해와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게 도와준 뒷산이 잦은 산불과 벌목으로 민둥산으로 변하는 게 안타까워 소나무를 심기 시작했다"며, "푸른 소나무 숲을 볼 때마다 위안과 감동을 얻을 뿐 아니라 주민들과 정도 나눌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한편, 정 씨는 42년 간 거의 매일 동대산자락에 위치한 뒷산에 올라 소나무를 심었다. 동축사로 가는 등산로를 따라 처음 심었던 소나무는 높이 8m까지 자라 등산객들에게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 민둥산이었던 염포동 뒷산이 정 씨의 노력이 더해져 지금은 전체 면적의 24%에 달하는 16만㎡의 소나무 숲을 갖게 된 것.
정 씨는 소나무뿐 아니라 아름다운 등산로 조성을 위해 매년 1인 1나무 갖기 운동을 전개해 벚나무, 단풍나무 등 수천본의 나무를 식재했다. 지난 2011년부터는 엄나무와 매실을 재배해 엄나무순과 매실 400kg을 경로당 10여 곳에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매년 산불예방활동, 염포산 일원 환경정화활동, 김장배추 기부 등의 선행을 실천했다.
이를 지켜본 직장동료이자 이웃인 김춘길 씨는 "정 씨가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월급을 쪼개 소나무를 구입할 정도로 열정을 쏟았을 뿐 아니라 직접 주민축제도 열며 주민과 화합을 이끌어내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 씨가 지난 2010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체력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들 정재원 씨와 함께 산을 오르며 가지치기, 비료주기 등 나무를 가꾸고 있다.
부울경뉴스 편집부